김동수 한국수출입은행장(사진)은 17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녹색산업의 해외 진출을 지원하는 '그린 파이오니어(green pioneer) 프로그램'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200억달러를 플랜트 수주 프로젝트와 신재생에너지 관련 기업에 낮은 금리로 대출해주는 것이다. 올해 2조5000억원 규모인 녹색성장 관련 대출액을 내년에는 3조2000억원으로 늘리고,2015년 후에는 20조원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김 행장은 이 계획에 따라 "2020년까지 500건의 해외 플랜트를 수주하고 신재생에너지 분야를 중심으로 200개 유망 수출기업을 육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출입은행에 따르면 올해 신재생에너지 수출기업은 약 40곳에 불과하다.

김 행장은 "우리나라는 내수 기반이 협소해 국내시장에서 먼저 검증을 받고 수출하도록 하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내에서 사업발굴 · 추진 경험이 부족하니 해외 사업 수주가 어렵고,현장 경험이 부족해 다른 해외 수주도 막히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수출입은행은 △플랜트 수주 지원(그린 플랜트) △중소기업 육성(그린 챔피언) 2개 분야로 나눠 금융 지원을 할 계획이다. 그린 플랜트 사업에는 금융자문을 제공하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활용해 지원할 방침이다. 김 행장은 "플랜트를 세우는 국가에 연 0.01~2.5%의 저리에 25~40년간 돈을 빌려주는 유상원조 방식과 결합해 우리 기업들의 프로젝트 수주 가능성을 높인다는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그린 챔피언 사업은 기존 수출입은행이 추진하던 한국형 히든 챔피언 육성사업과 연계하기로 했다.

김 행장은 수출입은행이 보유한 외환은행 지분 6.25%와 관련해 "(하나금융에 대해서도)호주 ANZ은행에 대해서와 마찬가지로 가격이 맞으면 보유 지분을 팔 수 있고 가격이 너무 낮으면 안 판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외환은행 2대 주주인 수출입은행은 대주주가 변경될 경우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에 수은 지분을 팔 권리를 갖고 있다.

그는 또 "작년 말 모라토리엄을 검토했던 프랑스 해운업체 CMA CGM은 경영상태가 좋아져 기존 대출(약 5000억달러)의 만기를 연장해 주는 것으로 결론지었다"고 전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