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대외 악재로 이틀연속 조정을 받은 가운데 증시 전문가들은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의구심과 유럽발(發) 재정위기, 중국 긴축 우려가 제거될 때까지는 경계심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대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을 경우 코스피지수 1850선을 지지선으로 가격조정이 계속될 수 있는 만큼 관망세를 취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부 이사는 17일 "미국 공화당의 의회 장악으로 2차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추진 의지가 의심받고 있다"며 "일부 정보기술(IT) 관련주들이 박스권 하단에서 일시적으로 반등하며 지수가 선방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여전히 먹구름이 끼여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미 공화당에 의해 2차 양적완화 정책이 철회될 경우 '더블딥'(이중침체) 우려가 부각되면서 국내증시도 악영향권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양적완화 정책 후퇴는 달러 강세 요인인 만큼 외국인 자금의 국내 유입 속도가 급격히 둔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이사는 "1990년대 일본의 장기불황도 정책 부조화에서 시작됐다"며 "미국이 경기지표가 조금 호전됐다고 성급하게 출구전략을 쓸 경우 같은 상황에 내몰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럽재정 위기도 증시 불안요인이 되고 있다"며 "따라서 국내 증시도 현재보다 좀더 밀릴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1850선까지 지수하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상일 이트레이드증권 투자전략팀장도 "호재는 선반영된 상태에서 유럽재정 위기와 중국긴축, 미국 양적완화 정책에 대한 의구심이 고개를 들고 있다"며 "이런 재료 공백상태는 악재에 민감해 당분간 조정 분위기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의미 있는 매수주체가 없어 현재 지수대가 좀더 어이질 가능성이 높고, 더 빠질 가능성에 대해서도 대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시장이 불안한 상태여서 적극적인 투자전략을 가져가기도 힘든 상황"이라며 "그렇다면 최근 지수가 속등하면서 소외됐던 배당주를 노려보는 것도 투자대안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자동차와 화학 등 기존 주도주가 선전하는 것을 보면 지수가 급하게 빠지지는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주도주 움직을 보면서 단기 트레이딩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볼만 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