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가 이달 들어 처음으로 1900선 밑으로 떨어졌다.금리인상,현대건설 인수 등 불확실성을 키워온 이벤트는 마무리됐지만 중국의 긴축 우려,유럽 재정위기 등으로 전 세계 증시가 동반 약세를 보여 당분간 불안한 움직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14.68포인트(-0.77%) 하락한 1899.13으로 장을 마감했다.지난달 29일(1882.95) 이후 12거래일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전날보다 0.08포인트 하락한 1912.11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인상 결정,현대그룹의 현대건설 인수 등이 발표된 후 1890선까지 급락하기도 했다.

외국인은 장 막판 ‘사자’로 돌아서 756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하지만 선물시장에서 대규모 ‘팔자’에 나서면서 프로그램 매물이 대량으로 쏟아져 프로그램 매도액이 3318억원에 달했다.원·달러 환율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환차익 실현 욕구가 커진데다 금융당국의 자본 유출입 규제 움직임,아일랜드 등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가 부각되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당국의 물가안정대책 준비 소식 등으로 중국의 긴축 우려가 커진 점도 한 몫을 했다.기관도 579억원어치를 내다 팔며 주가를 끌어 내렸다.개인은 2704억원어치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대부분 업종이 약세를 보였다.운수창고업종이 4.25% 급락했으며 증권(-3.62%),건설(-3.28%)업종도 하락폭이 컸다.금리인상 수혜주로 꼽혔던 보험(-2.79%) 은행(-2.36%) 금융(-2.14%) 업종 등도 재료 노출로 차익 실현 매물이 나오며 하락했다.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현대건설,현대상선,현대엘리베이터 등이 줄줄이 하한가를 기록했다.반면 인수자금 부담에서 벗어난 현대차(2.55%) 기아차(0.40%) 등은 강세를 보였다.

시장전문가들은 코스피지수가 당분간 약세를 보이겠지만 상승 모멘텀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지금의 조정 국면은 선진국에 비해 신흥국의 펀더멘탈이 좋기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므로 단기적인 불확실성이 커져도 증시의 장기적인 상승 추세가 계속될 것이라는 의미다.

아일랜드 등 유럽 재정위기는 주요국들이 진화 노력에 나서고 있어 과거 금융위기와 같은 전반적인 부실문제로 악화될 가능성이 희박하고 중국 긴축문제도 중장기적으로 중국의 경제 성장에 도움이 된다는 측면에서 국내 증시에 지속적인 악재로 작용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우증권은 ‘블레이드 앤 소울’ ‘길드워2’등 추가적인 신규 게임 라인업을 발표할 엔씨소프트와 해외 플랜트 비중을 확대하고 있는 대림산업을 신규 추천했다.한국투자증권은 명품 상품군의 매출 호조세를 보이고 있는 현대백화점을 신규 추천 종목으로 꼽았다.

박민제 기자 pmj5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