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유 하나금융 회장은 16일 서울 을지로 하나은행 본점에서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최근 외환은행의 대주주인 론스타와 인수 · 합병(M&A) 사전 실사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며 "현재 실사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이어 "외환은행을 인수할 경우 론스타가 보유하고 있는 지분 51%가 인수대상"이라며 "다음 주 중 우리금융과 외환은행 둘 중 어디를 인수할지 선택해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동안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던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로 전격 선회한 것은 M&A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훨씬 큰 데다 인수비용 부담도 훨씬 낮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설사 외환은행 인수가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우리금융 민영화에 참여하는 데 크게 불리할 것이 없고 오히려 복수의 대안이 있다는 점이 부각될 경우 장차 정부와의 매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판단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외환은행이 국내 외환결제 시장의 40%를 점유하고 있는 데다 해외 영업망도 잘 갖추고 있어 소매금융의 강자인 하나금융과 윈윈할 수 있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이 외환은행 인수에 성공할 경우 총자산 316조원에 달하는 금융그룹으로 거듭난다. KB 우리 신한 등 3대 금융지주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와 관련,"론스타의 먹튀 조장 논란,인수대금 마련,외환은행 직원들의 반발 등 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하나금융이 실제 외환은행을 인수할 수 있을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