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론스타가 외환은행 지분 51%를 하나금융그룹에 팔기로 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업계 관계자의 말을 인용,16일 보도했다.정확한 계약 조건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외환은행의 현 주가수준(시가총액의 51%인 4조2000억원)에 최소 10% 이상 프리미엄을 지불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WSJ에 따르면 론스타와 하나금융그룹은 조만간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본격적인 매매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론스타가 하나금융그룹에 외환은행 지분을 넘기려면 한국 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론스타는 지난 3월 크레딧스위스를 매각 주간사로 정하고 그동안 하나금융그룹,ANZ(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은행 등과 협상을 벌여왔다.특히 ANZ은행은 최근까지 외환은행에 대해 실사를 벌이면서 마이클 스미스 CEO(최고경영자)가 방한을 하는 등 외환은행 인수에 공을 들여왔다.따라서 하나금융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된 것은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 인수로 적지 않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기존의 소매부문은 물론 무역금융과 외환부문 등을 아우르는 초대형 은행이 될 수있다는 것이다.특히 하나금융그룹으로서는 아시아에만 집중돼 있는 취약한 글로벌 네트워크망을 확충할 수 있다.외환은행은 21개국에 48개 해외 영업망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하나금융그룹은 외환은행을 인수하더라도 자산 규모 기준으로는 여전히 KB,우리,신한금융그룹에 미치지 못한다.WSJ는 하나금융그룹이 외환은행을 인수함에 따라 정부가 매각을 추진중인 우리은행의 인수 후보로는 KB금융이 유력한 후보로 부상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론스타는 지난 2003년에 외환은행을 13억달러에 인수했지만 헐값 매각 논란과 주가 조작 등의 혐의를 받아 번번이 매각에 실패해왔다.지난 2006년에 당시 국민은행에 70억달러에 매각했으나 정부의 승인을 받지못했다.2007년에는 HSBC에 63억달러에 팔았지만 역시 정부당국의 승인이 늦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만브라더스 사태가 일어나면서 거래가 깨졌다.

한편 론스타는 그동안 외환은행에서 배당금으로만 투자원금을 거의 회수했기 때문에 매각 대금을 투자이익금으로 고스란히 챙기게 됐다.론스타는 지난 3분기에만 배당금으로 444억2000만원을 챙기는 등 지금까지 배당금으로만 9332억원을 회수했다.여기에 론스타가 2007년 외환은행 지분 13.6%를 매각하면서 받은 1조1927억원까지 더하면 자금 회수 규모는 약 2조1262억원에 달한다.이는 외환은행에 대한 투자원금 2조1548억원이 98.7%에 해당한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