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석달여만에 80만원대를 회복하는 등 전기전자 업종이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전자업종의 지속적인 강세보다는 박스권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15일 오전 10시 58분 현재 전기전자업종지수는 전날보다 2.86% 오르는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삼성전자가 3.47% 오른 80만5000원에 거래되고 있고 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1~4%대 강세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 전기전자업종을 436억원, 884억원 어치 순매수하고 있다.

그동안 기관이 전기전자 업종을 줄여놔서 매수세가 유입되자 강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이 전기전자 업종을 너무 많이 비워 놓은 상황이어서 외국인이 조금만 들어와도 주가가 오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주 옵션만기 충격이후 시장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는 모습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IT팀장은 "최근 증시 분위기는 중국 관련주처럼 성장가치에 너무 많은 것을 두고 있었던 것 같다"며 "하지만 최근 충격을 토대로 해서 현재 수익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던 IT주들이 평가를 받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형렬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유럽 재정위기 우려와 환율 불안 등 점검해야 할 시장변수가 잠재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변동성 위험을 회피할 수 있는 업종 선택에 고민이 커지는 시점"이라며 "주가 수준에 부담이 제한적인 IT업종에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다른 업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저가 인식이 크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만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IT주들의 강세가 지속되기는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메모리 가격 하락이 시장 예상보다 가파른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반도체 업체들의 감산효과와 인텔의 신제품 출시 등으로 내년부터 수요가 살아날 가능성이 있지만 D램 가격이 급하게 빠지고 있어 반도체 업체들의 4분기 실적이 좋지 않을 것"이라며 "아직까지 컨센서스가 높은 수준이어서 어닝 추정치가 하향 조정되면서 주가에 영향을 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IT섹터의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넘어야 할 점이 많다고 지적했다. 이익모멘텀 약화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고 기업간 경쟁이 치열해 스마트폰 때와 같은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는지 의문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IT제품 소비 강도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어 IT업종의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꾸준한 수요 증가가 확인되는 매크로 변수의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고 했다.

이 팀장은 "4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주가가 싸다보니 다운사이드가 크지 않고 향후 IT수요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깔려있어, IT주들의 주가는 좁은 밴드내에서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