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 도요타 등 글로벌 경기 침체로 고전해온 완성차 업체들이 부활하고 있다. 자동차 경기가 살아나고 있는 데다 혹독한 구조조정까지 거친 덕분이다. 완성차업계는 공장을 증설하는 등 2년 만에 확장 경영에 나섰다.
◆최고 실적 경신한 완성차 업체들
올 3분기 가장 돋보이는 실적을 기록한 업체는 포드다.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303억달러)보다 적은 290억달러였지만,영업이익이 20억5500만달러,순이익은 17억달러에 달했다. 포드 107년 역사상 가장 좋은 분기 성적표다.
닛산은 같은 기간 1017억엔(11억8000만달러)의 순이익을 냈다. 작년 동기(255억엔)보다 4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내년 3월로 끝나는 2010 회계연도에 2700억엔(약 33억달러)의 이익을 낼 것이라는 계산이다. 도요타와 혼다 역시 작년보다 두 배 안팎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혼다는 올해 영업이익 목표를 종전 4500억엔에서 5000억엔으로 높였다. 일본 업체들의 선전은 15년래 최고치인 엔화 강세를 딛고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메르세데스벤츠를 주력으로 하고 있는 다임러그룹은 예상치를 크게 웃돈 '깜짝' 실적을 공개했다. 3분기 매출이 250억1000만유로,영업이익이 24억1800만유로였다. 올해 이익 전망도 종전 60억유로에서 70억유로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차와 기아차는 올 1~3분기 누계 실적 면에서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현대차의 영업이익률(3분기 기준 8.6%)은 업계 최고 수준이다.
◆중국 호조… 미국도 회복세
완성차 업체들이 최고 실적을 낸 배경은 중국 등 신흥시장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서다. 세계 최대 자동차 소비국인 중국의 올 1~10월 판매량은 1468만대로,이미 작년 한 해 판매량(1365만대)을 돌파했다. 연말까지 1700만~1800만대 시장을 형성할 것이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현지 브랜드가 40~50%를 차지하지만,일본과 독일 미국 한국 등의 제조업체도 고루 잘 팔았다. 미국과 유럽 시장 역시 회복세로 반전했다.
경기 침체와 고유가 시기를 거치면서 연비가 좋은 소형차를 다수 내놓은 것도 판매량 확대에 일조했다. 포드는 퓨전과 피에스타를 새로 내놨고 크라이슬러는 소형차에 강점이 있는 피아트와 기술 제휴를 맺었다. GM은 시보레 크루즈와 아베오,뷰익 베라노 등 소형차를 집중 선보이고 있다. 비용 절감과 현지 생산에 주력하는 등 원가구조를 개선한 것도 실적 호조의 배경이다.
◆세계 시장 견조… "다시 확장"
자동차 업체들은 2년 전과 같은 확장 경영에 재시동을 걸고 있다. 자동차 경기가 회복세로 전환됐다는 판단이다. JD파워는 올해 전 세계에서 7110만대가 팔리면서 종전 최고였던 2007년 수준(7030만대)을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했다.
자동차 업체들은 공장 증설에 발빠르게 나서고 있다. 크라이슬러는 지난달 말 멕시코 엔진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내년까지 일리노이주 벨비데어 공장에 6억달러를 추가 투자하기로 했다. 현대차는 다음 달 중순 연생산 10만대 규모의 브라질 공장을 착공한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