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LPGA투어 올해의 선수,상금왕,최소타수상(베어트로피) 등 3관왕에 도전하는 최나연(23 · SK텔레콤)이 '로레나 오초아 인비테이셔널'(총상금 110만달러) 첫째날 순항했다. 반면 디펜딩 챔피언 미셸 위(21 · 나이키골프)는 최악의 플레이를 펼친 뒤 기권했다.

최나연은 12일(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CC(파72)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7개,보기 3개로 4언더파 68타를 적어냈다. 이로써 톱랭커 36명이 출전한 이번 대회에서 최나연은 미야자토 아이(일본),캐서린 헐(호주),폴라 크리머(미국)와 함께 선두 크리스티 커(미국)에게 4타 뒤진 공동 3위에 올랐다. 박희영(23)과 김인경(22 · 이상 하나금융)은 3언더파 69타를 치며 공동 7위에 자리잡았다.

1번홀(파4)을 기분 좋은 버디로 시작한 최나연은 6번홀(파3)까지 무려 5개의 버디를 잡는 맹타를 휘둘렀다. 하지만 8번홀(파3)에서 첫 번째 보기를 기록하며 전반에만 4타를 줄였다. 후반에는 버디 2개,보기 2개를 맞바꾸며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최나연은 일본에서 열린 미즈노 클래식이 끝난 직후 비행기를 네 번이나 갈아타며 20시간가량 걸려서 멕시코에 도착하는 강행군을 펼쳐 후반에 다소 지친 모습을 보였다. 체력적인 부담을 얼마나 빨리 해소하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올 시즌 미국LPGA투어는 다음 달 LPGA투어 챔피언십만 남겨놓은 가운데 최나연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상금(178만3000달러)과 최소타수(69.82타)는 물론 3위인 올해의 선수(170점) 등 3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백전노장' 크리스티 커의 활약도 눈부셨다. 미즈노 클래식에 출전하지 않고 컨디션을 조절한 커는 이날 15번홀(파4)까지 9개의 버디를 낚았다. 하지만 17번홀(파3)에서 보기를 범한 게 아쉬웠다. 커(69.94타)는 최소타수 부문에서 최나연에 이어 2위를 기록 중이다.

대회 주최자이자 지난 4월 은퇴한 '골프 여제'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드라이버샷 거리를 260야드가량 보내며 전성기 못지않은 장타를 뽐냈지만 위기관리 능력은 떨어졌다. 버디를 3개 잡았으나 보기,더블 보기,트리플 보기를 1개씩 기록한 것.오초아는 공동 27위(2오버파 74타)에 그쳤다. 남편 안드레스 코네사(에어로멕시코 사장)를 캐디로 내세운 오초아는 "남편이 캐디 역할을 잘했다"며 만족스러움을 나타냈다.

기대를 모았던 미셸 위는 등 부상을 이유로 남은 라운드를 포기했다. 미셸 위는 "최근 MRI(자기공명영상)를 찍었는데 척추 옆에 두 개의 작은 낭종과 허리 디스크도 있는 것으로 나타나 병원에 가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미셸 위는 첫 홀에서만 버디를 잡았을 뿐 나머지 홀에서 7개의 보기를 쏟아내며 공동 34위(6오버파 78타)에 그쳤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