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10년 동안 대우자동차판매를 이끈 이동호 사장(사진·52)이 11일 사퇴했다.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추진해온 대우차판매는 대우버스의 대주주인 영안모자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 사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워크아웃을 확정짓는 중요한 시기에 사임의 뜻을 밝히게 돼 산업은행 등 전체 채권단에 미안하게 생각한다”며 “워크아웃 취지를 살려 회사 회생에 도움이 된다면 경영진이 물러나는 것이 도리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이 퇴임하게 된 결정적인 사유는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의 갈등이다.대우차판매는 경영권을 사모투자펀드인 아지아파트너스에 넘기려고 했지만,산은은 영안모자를 새 대주주로 영입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이 사장은 회사분할 계획을 갖고 있는 영안모자보다 고용 승계를 약속한 아지아 파트너스 쪽을 선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퇴진으로 산은이 밀고 있는 영안모자가 대우차판매의 핵심 부문을 인수할 것으로 보인다.영안모자는 대우차판매 사업부문을 자회사인 대우버스의 판매 네트워크로 흡수 통합할 계획이다.

이 사장은 2000년 10월 워크아웃 상태이던 대우차판매의 수장을 맡아 3년여 만에 졸업시켰지만,결국 워크아웃 ‘덫’에 걸려 퇴임하게 됐다.대우차판매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로 자금난이 심화됐고,주요 현금 창출원이던 GM대우와의 판매계약까지 해지되면서 올 4월 워크아웃에 재차 들어가게 됐다.

이 사장은 대우차판매의 자사주 91만6032주(발행주식의 약 2.1%)를 갖고 있는 주요 주주이기도 하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