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캐피탈그룹은 역사가 100년 가까이 되지만, 시장에 이름을 떨치기 시작한 지는 10~20년도 채 안됩니다. 80년 철학을 지켜가면서 기초를 다지고 시스템을 만들어나간 겁니다. 우리도 그런 시스템을 갖춘 회사가 되고 싶습니다."

가울투자자문의 운용을 책임지고 있는 장웅 자산운용본부장은 가울의 강점으로 '시스템'을 꼽았다.

한 두 사람의 의사결정에 수익률이 좌우되는 것이 아니라 철저하게 시스템을 바탕으로 자산이 운용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 시스템으로 시장을 이긴다

"아무리 날고 긴다는 사람도 5~10년 꾸준히 잘할 순 없습니다. 하지만 뛰어난 데이터와 시스템이 갖춰져 있으면 오랫동안 시장을 이길 수 있습니다. 길게 보면 데이터와 운용 시스템이 제일 큰 자산이죠."

장 본부장은 "다른 어느 자문사보다 운용에 대한 데이터를 많이 구축하고 있다"고 자부했다.

그는 "미국 경기지표가 나오면 그에 따른 주식시장의 반응 등 통계적인 데이터와 기업 재무재표와 실적, 퀀트 베이스 데이터 등 데이터를 구축하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섹터별로 매니저를 나눠 관리하며, 모든 자산 운용은 철저하게 모델 포트폴리오에 맞춰 운용하는 것도 특징이다. 금융, IT, 산업재, 자동차, 통신 등 매니저별로 섹터를 맡아 중점적으로 운용하며, 각각 자신이 맡은 섹터에서 종목과 포트폴리오 편입 비중을 제안한다. 그것을 가지고 회의를 통해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는 모델 포트폴리오를 만들게 된다.

시장 수익률을 추종하는 일반 성장형 펀드의 경우 모델 포트폴리오의 복제율이 85% 이상이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삼성전자가 모델 포트폴리오에 10% 편입돼 있다면, 개별 펀드들도 최소 8.5%는 삼성전자를 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장 본부장은 "모델 포트폴리오는 전원 합의 아래 만든 가장 최적화된 포트폴리오"라며 "85%는 모델을 따르며, 나머지 15%는 고객 성향과 매니저 재량에 맞춰 운용한다"고 전했다.

리스크가 큰 투자보다는 꾸준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목표다.

그는 "특정 종목 위주로 시장이 올라갈 때는 일시적으로 수익률이 안 좋을 수도 있겠지만 그에 연연하지 않고 안정적인 투자를 추구한다"고 전했다.

개인 자금도 70%는 시장을 잘 추종하는 대형주 위주로 투자하며, 30% 정도는 전략종목이라고 지칭하는 핵심 발굴 종목에 투자한다는 설명이다.

◆ 주식만이 투자처는 아니다

가울투자자문은 투자자문사로서는 드물게 대안투자(AI) 본부를 두고 있다.

한규봉 가울투자자문 대표는 "현재 자문사는 대부분 주식투자를 주업으로 영위하고 있어 시장의 활황과 침체에 따라 회사의 존폐가 좌우된다"며 "다양한 수익원을 발굴하고자 3년 전부터 채권·대안투자 본부를 설립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2개의 채권형 일임펀드 및 자문과 각종 대안투자업무 등을 수행하고 있다. 올해부터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채권형 일임자산 규모도 300억원을 달성했다.

창업투자사와의 협력 관계를 통해 상장을 준비중인 회사 발굴과 전환사채 등 메자닌 펀드 투자도 계획중이다.
장 본부장은 "앞으로 5년 후에는 운용 비중을 주식과 대안투자가 7대 3 정도가 되게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가울투자자문은 다양한 투자처를 확보하기 위해 2008년 말 몽골에 가우리증권을 설립하기도 했다.

가울투자자문이 지분 80%를 갖고 있는 자회사 가우리증권은 몽골 주식시장에서 브로커리지 2위를 차지하고 있다. 몽골 주식시장이 발달하지 않아 하루 거래대금이 1억원도 되지 않기 때문에 큰 돈은 벌지는 못한다.주식 거래도 하루에 두번 수작업으로 매매하는 것이 전부다.

하지만 세계 3대 자원부국이며 석탄 등 다양한 광물 자원을 가지고 있는 몽골이 인프라를 구축하게 되면 크게 발전할 것이라는 전망을 갖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가우리투자증권은 올해로 몽골 진출 3년째를 맞아 몽골우정사업본부의 기업공개(IPO) 주관사로 선정됐다. 정부기관 IPO를 따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성과다.

한 대표는 "틀에 박힌 투자가 아닌 창의적이고 다양한 투자수단을 제공하고 기회를 발굴할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좋은 기회를 찾을 수 있도록 발전하는 것이 장기 목표"라고 밝혔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