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 ◆비철금속 시장

미 연준의 2차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화가 초 약세 국면으로 접어들자 이번 주 비철금속 시장은 최근 이어간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급등했다.비철금속 랠리를 촉발시킨 재료들은 많지만 그중 시장 심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요소는 불확실성 제거라고 볼 수 있다.

지난 주 수요일 런던금속시장(LME)이 장을 마감한 뒤 발표한 FOMC 성명문에서 미 연준이 현재 미국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고용 및 주택경기 부양을 위해 당초 예상보다 1000억달러 많은 6000억달러 규모의 장기 국채를 분할 매입하겠다고 밝히자 상품시장은 새로운 상승 모멘텀을 맞이했다.

구리 가격은 t당 8500달러선 박스권 상단을 돌파하며 2008년 기록한 역사적 고점인 9000달러 레벨까지 근접했다.특히 칠레 3대 구리 광산 노조의 파업 소식 및 칠레 소규모 광산 폭발 사고로 2명이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져 수급 차질에 대한 불안 심리를 더욱 자극시켰다.

◆귀금속 시장

귀금속 시장 역시 미 연준의 금리 동결 및 추가 양적 완화에 대한 규모가 확실시되면서 인플레이션에 대비한 헤지 물량이 추가적으로 유입돼 전 품목 오름세를 보였다.금 가격은 미국의 추가 양적 완화 발표 이후 심리적 저항선 레벨인 온스 당 1400달러 선을 상향 돌파하며 주 중 1424.3달러까지 상승 폭이 확대됐다.

미국 양적 완화 규모에 대한 불확실성이 사라진 이후 귀금속 시장을 추가적으로 이끈 동력은 최근 수면위로 다시 떠오른 남유럽 국가 신용 리스크다.아일랜드,그리스,포르투갈 등의 국채수익률이 안전 자산으로 여겨지는 독일 국채수익률 대비 사상 최고 수준까지 확대됐다.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에 가려졌던 유럽 재정적자에 대한 우려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이에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매력도가 높아지면서 귀금속시장은 추가 상승 모멘텀을 맞이했다.은 가격 역시 공격적인 펀드 매수세에 힘입어 온스 당 30달러 선까지 상승 폭이 확대되는 등 역사적 고점을 나날이 경신 중이다.

◆농산물 시장

주요 곡물 가격은 수급 동향 및 기후 변화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혼조세를 보였다.미 농림부(USDA)는 단위 수확량 및 재고 전망 보고서를 통해 연말 재고량 추정치를 전월보다 30% 하향 조정했다.생산량 전망치 또한 낮췄다.역사적으로 연말 재고 수치가 충격적인 수치는 아니지만 중국의 수요 증가세와 남미 지역의 날씨 변수 그리고 경쟁 작물 가격의 고공 행진과 맞물리며 내년 수급에 대한 우려가 확대됐다.

옥수수 역시 단위 수확량과 재고 예상치 감소로 추가 상승을 시도했으나 펀드 청산 물량이 쏟아져 나오며 부쉘 당 6달러 선을 딛고 올라서는 데 실패했다.하지만 옥수수 재고 상황은 심각한 수준이다.일부 전문가들은 내년 재고가 마이너스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어 펀드 청산 물량이 유입되더라도 낙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원당 가격은 인도 수출 감소에 대한 우려로 10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29년 최고치를 넘어섰다.세계 2위 원당 수출국인 인도가 자국 식품가격 조절을 위해 수출 허용량을 반 이상 줄일 것이란 소식이 나왔으며 홍수 피해로 생산량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로 가격 상승세가 이어졌다.

◆에너지 시장

국제 유가는 중국 수요 증가 및 재고 감소에 대한 우려로 주 중 80-83달러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며 랠리장을 펼쳤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 9월 중국의 원유 수입량이 하루 평균 570만배럴로 전년 동기 대비 5% 이상 급증했다.게다가 이번 달은 자동차 이용 증가로 2008년 여름 개최됐던 베이징 올림픽 이후 처음으로 디젤 순수입국으로 전환될 예정이어서 유가 상승을 추가로 부추겼다.

중국은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의 원유 소비국이며 선진국과 달리 중국 경기는 빠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원유 소비 또한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미 연준의 양적 완화 시행이 유가 상승을 부추긴 면도 있지만 중국 수요 증가로 원유 재고가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어 단기적으로 90달러 선까지 상승할 여력이 남아있다.주 중 API(the American Petroleum Institute)가 발표한 원유 재고는 예상 감소치보다 5배 이상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으며 재고 감소 추이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음주 전망

원자재 시장이 지금까지 미 연준의 추가 양적 완화 기대로 인한 달러화 약세로 오름세가 지속되었다면 이제 시장의 포커스는 남유럽 신용 리스크로 옮겨진 듯 하다.달러화를 더 찍어낼 것이라는 기대로 투기 자금이 원자재 시장에 급격히 유입되면서 대부분 상품 가격에 상당한 거품이 끼어 있는 관계로 시장은 악재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연말이 다가오고 있어 펀드 청산 물량이 한꺼번에 유입된다면 단기적으로 조정 압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또 주요 통화 대비 달러화는 하락 흐름이 이어지고 있지만 바닥을 다지고 추세적으로 반등할 확률이 커 보여 상품시장에 하락 압력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비철금속과 귀금속은 금융시장 악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연말까지는 추가 포지션 진입보다는 조정 타이밍을 기다리며 관망하는 전략이 유효할 듯 하다.

이은주 <삼성선물 상품선물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