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이틀째 소폭 내림세를 기록했다.

1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1원 내린 1110.2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화 약세 분위기에 영향을 받으며 오름세를 보였지만 수출업체의 네고물량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6개국) 재정에 대한 우려 탓에 유로화가 미국 달러화 대비 약세를 나타내면서 장 초반 환율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서울 환시는 전일과 유사한 흐름을 나타냈다"며 "그러나 환율 윗부분이 막혔다는 인식에 오름폭은 제한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장 초반 유로존 우려와 관련한 재료에 상승 압력을 받았지만, 중국 위안화 환율이 전일보다 더 낮게 고시되면서 쏟아진 롱스탑성(손절매도) 매물과 국내 증시 강세 등에 장중 아래쪽으로 돌아섰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고시환율은 G20 회의를 앞두고 지속적인 내림세(위안화 가치 상승)를 기록하고 있다. 이날 발표된 미 달러화 대비 위안화 환율은 6.6450위안으로 사상 최저치를 나타냈다.

전일종가보다 3.4원 상승한 1116.7원에 출발한 환율은 몸을 좀 더 높이며 1118.5원까지 올랐다. 그러나 G20 정상회의를 앞둔 불안감에 상단을 제한당했다. 전일에 이어 네고물량도 지속적으로 공급되며 환율 상승에 제동을 걸었다.

오후 들어 보합권에서 제자리걸음을 걷던 환율은 장 막판 1110.10원까지 저점을 낮추며 장을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10.1~1118.5원 사이에서 거래됐다.

변 연구원은 "외국인 주식 관련 자금이 규모에 비해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었다"며 "이는 G20 정상회의를 앞둔 불확실성에 포지션 플레이가 위축됐기 때문이다"고 언급했다.

그는 "G20 회의에서 가시적인 (환율 관련 합의) 결과물이 나오지 않거나 지난 경주회의 가이드라인을 벗어난 내용이 나올 경우, 환시에 미치는 영향은 예상보다 클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2000에 바짝 다가섰다. 전일보다 20.39포인트(1.05%) 오르며 196.85를 기록, 연중 최고치를 다시 썼다. 외국인 투자자는 하루 만에 대규모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이날 외국인 4200억원가량의 주식을 사들이며 환율 하락을 거들었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 55분 현재 1.3777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81.81엔에 거래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