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장기 자산을 운용해야 하는 보험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미 통화당국의 양적완화 조치 영향으로 단기 금리가 제로 수준에 머물면서 머니마켓뮤추얼펀드도 자산 수익률이 떨어져 운용 비용조차 챙기기 어려운 상황이다. 초저금리 현상이 지속될 경우 연기금도 보유 자산총액과 미래에 지급해야 할 보험금 총액 간 차이가 더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저금리가 내년까지 이어지면 하트퍼드파이낸셜서비스,메트라이프,트래블러스 등 대형 보험사의 순익이 급감할 전망이다. 보험사들이 최근 투자한 채권 수익률은 전체 자산 평균 수익률에 비해 1~1.5%포인트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사들은 초저금리 시대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판단에 따라 요율과 지급보험금을 조정한 새로운 보험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자산운용 수익률이 낮아지는 만큼 신상품에 가입하는 계약자에게 돌아가는 혜택도 감소하게 된다. 보험료는 높아지는 반면 지급보험금 등 보장 혜택이 줄면 해당 상품을 팔기가 그만큼 어려워진다.

보스턴에 있는 컨그레스애셋매니지먼트의 피터 앤더슨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초저금리로 인한 낮은 자산운용 수익률을 상쇄하기 위해 보험사들은 상품가격 인상 압력을 받게 된다"며 "보험료를 올리지 않으려면 고금리를 좇아 리스크가 높은 자산에 투자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한 손해보험사들은 운용 수익률이 떨어져도 보험료를 올리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보험 회사 등 수입보험료를 단기 자산에 투자하는 보험사들도 어렵기는 마찬가지다. 2007년 3년 만기 국채에 투자했을 때는 연 3.6%의 수익을 거둘 수 있었지만 지금은 0.5%에 그친다.

뉴욕=이익원 특파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