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오는 16일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리 인상이 은행주 주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채권담당 애널리스트는 대부분 한국은행이 이번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0.25%포인트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하지만 신한지주(-0.23%) KB금융(-0.38%) 우리금융(-0.34%) 등 주요 은행주의 주가가 이날 일제히 하락하는 등 지난달 중순 이후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지난달 초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기대로 동반 상승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이와 관련,서영수 키움증권 연구원은 "경기가 회복되기 시작할 때 정책금리 인상은 은행주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지만 지금처럼 저금리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때는 오히려 주가 상승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준금리 인상 후 은행들이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지만 채권금리 상승으로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서 연구원은 "시중금리가 대출금리보다 빠르게 상승하면 은행의 순이자마진은 하락하게 된다"며 "부동산 시장 회복 지연과 중소형 건설사들의 잇단 워크아웃 등 은행들의 자산건전성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금리가 오르더라도 절대금리가 워낙 낮은 수준이어서 주식 등 위험자산으로의 유동성 흐름을 막기 힘들다는 점도 은행들에는 경계할 요인으로 지적됐다. 박정현 한화증권 연구원은 "낮은 자산 성장 가능성과 구조조정에 따른 수익 변동성 등을 감안할 때 은행주들이 당분간 탄력적인 상승세를 보이기는 힘들 것"이라며 은행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 조정했다.

금융업종 내 금리 인상에 따른 수혜는 보험주에 한해 기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석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보험업종의 손해율은 고점을 찍고 점차 하향 안정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여기에 금리 인상 효과까지 더해질 경우 실적 개선폭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승장에서 장기간 소외에 따른 저평가 매력도 돋보이는 시점이어서 점차 보험주에 대한 관심을 늘릴 필요가 있다는 조언이다.

강지연/오정민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