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산업 업황 전망‥리베이트 척결 등 규제강화로 제약시장 급속 위축…R&D 역량이 수익성 좌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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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기 SK증권 기업분석1팀장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집계한 지난해 국내 제약 생산액은 14조7879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의 5.5% 수준이다. 의약품 시장규모(생산+수입-수출)는 18조2199억원으로 세계시장의 1.7%를 차지한다.
한국 제약산업 역사를 보면 1950~80년대는 건강보험제도 도입,국민소득 증가 등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러다 정부가 1987년 물질특허제도를 도입하자 제약사들은 신제품 확보에 위기를 느끼게 돼 1990년대부터 연구 · 개발(R&D)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제약사들의 경영은 2000년에 의약분업을 실시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의원급 병원의 증가에 따른 처방 급증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의약분업 이후 혈압강하제,소화성궤양용제,동맥경화용제 등 만성 성인질환 치료제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전문의약품 매출 연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 무렵 거대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겹쳐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됐다. 2000년 이전까지 주요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률은 3~5%에 머물렀지만 2000년 이후 10~13%로 높아졌다. 대형 의약품이 등장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매출원가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재정 악화로 200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약가인하정책이 실시되면서 영업이익률의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제약업은 국민소득 증가와 인구 고령화 덕분에 성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건강보험재정에서 의약품에 지출되는 비용은 연평균 10%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 매출도 그만큼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1%인데,이들 고령인구의 약제비 비중은 30% 선에 달하고 있다.
고령인구비율이 15%까지 높아지는 과정에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해 제약산업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건강보험재정은 한정돼 있어 수요 증가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약가를 인하하거나 과잉처방을 억제하는 정부의 규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제약산업은 정부 규제가 없는 시기에 고성장하지만,규제가 강해지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영업실적도 악화되는 속성이 있다.
특히 올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쌍벌죄 도입 등으로 리베이트 척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드러났고,의료기관이 의약품을 싸게 구입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다음 해 약가를 인하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기존 보험등재된 의약품의 약가를 3년에 걸쳐 20% 인하하는 기등재 재평가제도 등의 조치가 시행되거나 발표됐다. 이 같은 규제로 의약품 시장이 경색돼 지난 2분기부터는 제약사들의 외형성장이 두드러지게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잔뜩 위축된 제약사들이 새로운 제도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면서 영업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향후 제약유통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연구개발비 투자가 많은 제약사들이 마케팅에서 유리하게 된다. 약 처방시 오리지널 의약품과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약사의 의약품이 유리한 반면,제네릭과 상대적으로 브랜드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불리해질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상위 제약사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제 R&D 투자,브랜드 파워,영업력 등이 제약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된 것이다.
제약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언제나 신약 개발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는 약 20년이 흐른 2000년대 후반부터 결실을 보고 있다. 의미 있는 국내 신약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도 이런 과정에서 성공한 신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제약회사들의 R&D 투자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리베이트 근절 정책의 결과 제약사의 연구 · 개발비가 확대되는 추세고,신약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 정부도 R&D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확대방안을 추진하는 등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요즘 제약사들의 주요 관심사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해외진출을 위해 신약 개발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공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공장을 갖추려는 시도다. 또 신제품 수를 확대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종합병원 쪽 마케팅은 다국적 제약사가 맡고,의원급 시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담당하는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R&D 투자 확대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하는 공장 투자,신제품 도입능력 등은 제약사의 성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
한국 제약산업 역사를 보면 1950~80년대는 건강보험제도 도입,국민소득 증가 등에 힘입어 꾸준히 성장해 왔다. 그러다 정부가 1987년 물질특허제도를 도입하자 제약사들은 신제품 확보에 위기를 느끼게 돼 1990년대부터 연구 · 개발(R&D) 투자를 늘리기 시작했다.
제약사들의 경영은 2000년에 의약분업을 실시한 뒤부터 본격적으로 개선되기 시작했다. 의원급 병원의 증가에 따른 처방 급증으로 매출이 크게 늘었다. 의약분업 이후 혈압강하제,소화성궤양용제,동맥경화용제 등 만성 성인질환 치료제의 성장이 지속되면서 전문의약품 매출 연 10조원 시대를 열었다.
그 무렵 거대 의약품의 특허만료가 겹쳐 제네릭(복제약) 의약품의 매출이 급증하면서 수익성 개선도 본격화됐다. 2000년 이전까지 주요 제약사의 매출액 대비 세전이익률은 3~5%에 머물렀지만 2000년 이후 10~13%로 높아졌다. 대형 의약품이 등장하고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매출원가율이 개선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보험재정 악화로 2000년대 중반부터 최근까지 정부의 강력하고 지속적인 약가인하정책이 실시되면서 영업이익률의 변동성이 커지기 시작했다.
제약업은 국민소득 증가와 인구 고령화 덕분에 성장성이 매우 높은 산업이다. 건강보험재정에서 의약품에 지출되는 비용은 연평균 10% 이상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의약품 매출도 그만큼 늘어나는 추세다. 현재 65세 이상의 고령인구가 전체 인구의 약 11%인데,이들 고령인구의 약제비 비중은 30% 선에 달하고 있다.
고령인구비율이 15%까지 높아지는 과정에서 의약품 수요가 급증해 제약산업은 매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관측된다. 그러나 건강보험재정은 한정돼 있어 수요 증가를 쫓아가기가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약가를 인하하거나 과잉처방을 억제하는 정부의 규제가 뒤따르기 마련이다. 제약산업은 정부 규제가 없는 시기에 고성장하지만,규제가 강해지면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영업실적도 악화되는 속성이 있다.
특히 올해가 이 경우에 해당된다. 쌍벌죄 도입 등으로 리베이트 척결에 대한 정부의 의지가 드러났고,의료기관이 의약품을 싸게 구입하면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다음 해 약가를 인하하는 시장형 실거래가제도,기존 보험등재된 의약품의 약가를 3년에 걸쳐 20% 인하하는 기등재 재평가제도 등의 조치가 시행되거나 발표됐다. 이 같은 규제로 의약품 시장이 경색돼 지난 2분기부터는 제약사들의 외형성장이 두드러지게 둔화되고 있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성장세를 회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잔뜩 위축된 제약사들이 새로운 제도에 맞는 마케팅전략을 수립하면서 영업이 정상적인 수준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높아서다. 향후 제약유통의 투명성이 확보된다면 연구개발비 투자가 많은 제약사들이 마케팅에서 유리하게 된다. 약 처방시 오리지널 의약품과 브랜드 파워가 있는 제약사의 의약품이 유리한 반면,제네릭과 상대적으로 브랜드력이 떨어지는 제품은 불리해질 것이다. 다국적 제약사와 국내 상위 제약사에 상대적으로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는 셈이다. 이제 R&D 투자,브랜드 파워,영업력 등이 제약사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된 것이다.
제약사에 가장 중요한 과제는 언제나 신약 개발이다. 1990년대부터 시작된 국내 제약사들의 R&D 투자는 약 20년이 흐른 2000년대 후반부터 결실을 보고 있다. 의미 있는 국내 신약이 하나 둘씩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보령제약의 고혈압치료제도 이런 과정에서 성공한 신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최근 제약회사들의 R&D 투자에도 변화가 엿보인다. 리베이트 근절 정책의 결과 제약사의 연구 · 개발비가 확대되는 추세고,신약 개발을 통해 해외시장에 진출하려는 제약사도 늘고 있다. 정부도 R&D에 대한 투자세액공제 확대방안을 추진하는 등 R&D 투자 확대를 유도하는 분위기다.
요즘 제약사들의 주요 관심사는 해외시장 진출이다. 해외진출을 위해 신약 개발 투자를 늘리는 동시에 공장 투자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걸맞은 공장을 갖추려는 시도다. 또 신제품 수를 확대하기 위해 다국적 제약사와 전략적 제휴를 맺는 사례가 늘고 있다. 종합병원 쪽 마케팅은 다국적 제약사가 맡고,의원급 시장은 국내 제약사들이 담당하는 새로운 트렌드도 나타나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R&D 투자 확대와 글로벌 스탠더드를 충족하는 공장 투자,신제품 도입능력 등은 제약사의 성장성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주요 지표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