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미국의 6000억달러 규모 '2차 양적완화' 조치에 대해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구체적인 설명을 해야 한다고 5일 촉구했다.

추이톈카이(崔天凱) 중국 외교부 부부장(차관)은 이날 외교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이 세계 금융시장 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많은 우려가 있다"며 "미국은 주요 기축통화국으로서 이를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추이 부부장은 오는 11~12일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관련 기자회견에서 "미국이 양적완화에 대해 설명하지 않으면 세계 경제의 회복과 성장에 대한 국제적인 신뢰에 손상이 올지도 모른다"고 경고했다.

추이 부부장의 발언은 미국의 추가 양적완화 발표 후 신흥국을 중심으로 환율전쟁 및 자산거품에 대한 우려와 함께 반발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중국의 첫 공식 반응이라고 로이터통신은 평가했다. 중국은 미국 국채 8684억달러(8월 말 기준)를 보유한 최대 채권국이다. 추이 부부장은 "미국과 양적완화 정책 영향을 놓고 토론할 준비가 이미 돼 있다"며 "미국이 기축통화국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갖기 바란다"고 말했다.

추이 부부장은 또 경상수지 적자 · 흑자 폭을 국내총생산(GDP)의 4% 이내로 축소,글로벌 무역불균형을 시정하는 것을 목표로 하자는 미국 측 제안에 대해 "요점을 놓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인위적인 수치 목표는 계획경제 시대를 상기시킬 뿐"이라고 지적했다. 위안화 절상 문제에 대해선 "어느 나라도 위안화 절상 목표를 설정할 수 없다"며 "그건 환율을 조작하라고 강요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저우샤오촨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경제지 차이신 주최 포럼에 참석,"(미 양적완화 조치가) 미국엔 좋은 선택일 수 있지만 세계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다"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핫머니가 밀려드는 것에 대처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발 유동성이 주식과 상품 등 자산 가격을 급격히 밀어올리면서 자산 거품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인플레이션 우려로 갈 곳을 잃은 돈이 자산 투자로 급격히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날 한국을 제외한 중국 일본 태국 등 주요 아시아 증시는 동반 상승했으며,원유 금 은 등 원자재 · 상품가격도 급등했다.

오광진/김태완 기자 kjo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