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 약세에 따른 상품가격 상승 영향으로 원자재,에너지,농산물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이 고공행진을 벌이고 있다.

펀드 전문가들은 미국의 2차 양적완화 정책으로 달러화 약세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상품주 펀드에 대한 관심을 주문하고 있다.

◆한달 수익률 10% 넘어

5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신한BNPP포커스농산물' 펀드의 최근 1개월 수익률은 11.8%에 달한다. '미래에셋맵스로저스농산물지수' 펀드와 '산은짐로저스애그리인덱스' 펀드도 한달 동안 8~9%대의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원자재 관련 펀드들의 수익률도 고공행진 중이다.

BHP, 프리포트맥모란 등 선진국 광업주에 투자하는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는 1개월간 6.1% 수익을 올리고 있으며, '블랙록월드에너지' 펀드가 4.0%, '프랭클린내츄럴리소스' 펀드는 3.79% 수익률을 각각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원자재와 농산물 펀드들의 최근 수익률이 크게 높아진 것은 달러 약세에 따라 투자수요가 대체자산인 원자재와 농산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가 6000억달러 규모의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면서, 달러 가치는 약세 추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는 4일(현지시간) 금 3.40%, 은 6.55%, 아연 2.29% 등 선물 가격이 치솟은 것을 비롯해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다. 농산물 가격 역시 이날 소맥과 대두, 원면이 3%대 오르는 등 크게 올랐다.

이동찬 블랙록자산운용 이사는 "미국의 양적완화 정책에 대해 한 달 전부터 시장은 기대감을 반영해왔다"며 "양적완화 정책의 가장 큰 수혜를 받는 것이 원자재 섹터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고, 관련주들의 주가도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원자재의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 회복도 원자재 시장에 호재가 되고 있다.

최정원 현대증권 펀드애널리스트는 "최근 중국 등 주요 수요국의 경기회복 조짐으로 인해 비철금속 가격이 올랐다"며 "비철금속 섹터 펀드들도 다소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 달러 약세일 땐 환헷지하는 게 좋아

원자재·농산물 펀드는 해외 자산에 투자하는 것인 만큼, 환율의 헷지 여부도 중요하다. 환율에 따라 투자 수익률이 크게 차이나게 된다.

이동찬 이사는 "지금처럼 원화 대비 달러 약세가 예상될 때에는 환헷지하는 클래스로 들어오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가치가 떨어지는 통화 자산에 투자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실제 '블랙록월드광업주' 펀드의 경우 환헷지를 하는 경우의 1개월 수익률은 6.1%였으나, 헷지를 하지 않는 클래스는 5.1%로 1%나 수익률 차이를 보였다.

또 원자재 펀드의 경우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변동성이 심하기 때문에 '몰빵'(집중투자) 보다는 자산의 일부만 투자해 분산 효과를 노리는 게 낫다는 조언이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