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 대기업들이 중국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지연됐던 삼성전자(7.5세대)와 LG디스플레이(8세대)가 중국 정부의 LCD(액정표시장치) 공장 건설 허가를 따냈다. 일본, 대만업체들에 앞서 허가를 받으면서 내년 세계 1위 시장이 될 중국을 선점할 기회를 획득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김동원 현대증권 연구원은 "중국 중앙정부의 LCD투자승인이 7개월 늦게 결정됨에 따라 당초 2012년 1분기 가동을 계획했던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현지 공장 본격 가동은 2013년 1분기부터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2013년 중국 8세대 신규 5개 라인이 동시에 풀가동되더라도 공급과잉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김 연구원은 전망했다.

그는 "이번 중국 정부 LCD투자 승인에서 일본 샤프와 대만 AUO 등 해외 경쟁업체들이 제외됨에 따라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은 중국 시장 선점을 통한 글로벌 시장 지배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 등 한국 업체들의 글로벌 시장점유율이 50%를 웃도는 시점에서 중국 내 시장 입지를 강화할 수 있어 앞으로 LCD패널업체의 빈익빈부익부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대차도 지난달 세계 최대의 상용차 시장인 중국 진출을 발표했다. 현대차는 중국 사천성 최대 상용차 업체인 쓰찬놘쥔 자동차와 협작 협의서를 체결했다. 전체 투자 규모는 5000억원으로 현대차는 합작법인 지분 50%를 갖는다.

합작회사는 내년 9만대를 판매할 계획이며 2015년에는 판매 규모를 30만대로 늘려 점유율을 5% 까지 끌어올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의 중국 연간 생산 능력은 2015년에 베이징현대의 100만대를 포함해 130만대로 증가할 전망이다.

윤필중 삼성증권 연구원은 "최근 급증하고 있는 서부 지역 상용차 시장의 수요를 효과적으로 선점하면서 중국에서 종합자동차 업체로의 이미지 구축을 위한 지속적인 전략적 다변화 정책의 일환"이라고 분석했다.

포스코 역시 중국 냉연 시장을 잡기 위해 현지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스코는 2003년 11월 베이징에 포스코 차이나홀딩스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시장에 직접 진출한 바 있다. 현재는 7개의 생산법인과 8개의 가공센터를 설립했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포스코는 생산법인과 가공센터를 합작 형태로 설립하면서 캡티브 시장을 확보하는 동시에 생산능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특히 POSCO-CLPC와 POSCO-CDPPC는 올해 설립됐는데 이전 6개의 가공센터에 비해 설립속도가 빨라졌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을 위한 포스코의 잰 걸음이 시작됐다"고 평가하고 "포스코의 중국 진출은 현지에서 중국 현지 기업과 국내 법인의 중국 생산 법인에 철강재를 공급함으로써 경제권역 내부에서 중국 냉연시장의 성장 효과를 누리기 위한 포석"이라고 판단했다.

중국 냉연시장은 성장하고 있는 중이지만 한국 수입 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어 중국 철강 시장 성장의 수혜를 위해서는 현지화가 필요 조건이라는 설명이다.

한경닷컴 배샛별 기자 sta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