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신형 엑센트가 지난 2일 공식 출시되면서 한동안 침체된 국내 소형차 시장을 재건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을 끌고 있다.

신차발표회 때 연기된 엑센트 가격이 공개되면 가장 큰 이슈는 준중형급 차종과 겹쳐지는 배기량 1600cc 등급의 판매 경쟁이 될 전망이다.

신형 엑센트는 1.4 및 1.6 모델로 소비자 선택 폭을 늘려 판매에 나선다. 기존 베르나급 소형차를 교체 희망하는 소비자는 1.4 모델을, 그보다 더 큰 준중형 사양을 원하는 소비자는 1.6 모델을 선택하도록 한 셈이다.

현대차는 엑센트 1.6에 신형 아반떼와 동일한 직분사 GDI 엔진과 국산 소형 최초로 6단 변속기를 얹어 출력과 토크를 동일하게 확보했다. 최고출력과 최대 토크는 각각 140마력과 17.0kg·m으로 두 차종 모두 같다.

외관도 엇비슷하다. 현대차의 패밀리룩을 창조한 '플루이딕 스컬프쳐(유연한 역동성)'라는 디자인 테마는 둘 다 닮은꼴이다.

차체 크기는 아반떼의 전장과 전폭이 각각 160mm, 70mm 더 크고 전고는 아반떼가 15mm 낮다. 축간거리 역시 아반떼가 130mm 길다.

편의 사양은 비슷한 수준이다. 엑센트는 인조가죽 시트, LCD 슈퍼비전, 버튼시동 스마트키, DMB 내비게이션, 사이드 & 커튼 에어백 포함 6개 에어백, 액티브 헤드레스트, 차체자세제어장치(VDC) 등 준중형급 이상 장착되는 고급 옵션을 적용했다.

미디어 시승회에선 이 때문에 엑센트 차체가 작지만 성능과 편의장치는 아반떼와 비교해도 손색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6단 자동변속기 기준 시 신형 아반떼 가격은 1490만원부터 시작된다. 기존 베르나 1.4 가솔린 가격은 4단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1214만~1346만원, 1.6 모델은 1308만~1395만원이다. 이를 감안하면 신형 엑센트 1.6 소비자 가격은 자동변속기 기준 시 1250만~1500만원대로 책정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서는 성능 향상과 옵션 상승 등을 고려하면 베르나 대비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가량 가격 인상이 적용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가격이 공개되지 않은 상황에서 두 차종의 단순 비교는 다소 무리가 따른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차 시판 차종 가운데 엑센트와 경쟁이 가능한 모델은 현재로선 아반떼 밖에 없다"며 "엑센트 가격 여부에 따라 아반떼 판매 일부가 엑센트로 넘어갈 확률은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