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고철(철스크랩) 가격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건설 시장 비수기로 제강사의 철근 · 형강 공장 가동률이 줄어드는 등 고철 수요가 감소했기 때문이다. 가격이 떨어지자 철스크랩 유통업체들도 제강사들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이고 있다.

4일 고철 유통업계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현대제철에 고철을 납품하는 유통상은 생철을 t당 42만5000원 선에 넘기고 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t당 3만원(6.5%) 하락한 가격이다.

동국제강도 4일부터 경량을 제외한 고철 가격을 t당 1만원씩 인하해 43만원 선(생철 기준)에서 물건을 매입하고 있다. 한국철강 대한제강 YK스틸 등 중소 제강사들도 5일부터 철스크랩 가격을 인하할 계획이다.

제강사들이 철스크랩 가격을 내린 것은 건설경기가 좋지 않아 철스크랩으로 제조하는 철근 · 형강 등의 수요가 적어 제강사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공장마다 편차가 있지만 현재 철근 · 형강 공장 가동률은 60~70% 수준"이라며 "수요 부진 때문에 지난 5월 이후 공장 가동률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동국제강의 철근 · 형강 공장 가동률도 성수기의 60%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초부터 고철 가격이 계속 하락하면서 유통상들도 제강사에 공급하는 물량을 줄이고 있다. 인천 경서동의 한 고철 유통상은 "고철 가격이 본격적인 하락세를 타기 전인 10월에 앞다퉈 물량을 내놓은 데다 국내 철스크랩 가격에 영향을 주는 국제가격이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보다 높은 시세에 내놓으려고 물량을 쌓아두는 업체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28일 미국 동부지역 고철 현물 가격은 t당 319.5달러로,한 주 전(317.83달러)보다 1.67달러 올랐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