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펀치④] 적립식 펀드, 제대로 알고 투자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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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요즘에 적금 드는 사람은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적립식 펀드에 가입하세요."
B: "그거 잘못하면 원금도 못 건진다고 들었는데 괜찮은가요?"
A: "꾸준히 투자한다면 웬만해서는 손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대부분 가입 후 3개월이 지나면 수익금에서 약 70%에 해당하는 환매수수료(벌금) 부담 없이 돈을 찾을 수 있거든요."
B: "제가 월급을 받는 사람이 아니라 일정한 금액을 적립하기는 힘든데, 적립식 펀드 가입이 가능할까요?"
A: "물론입니다. 원하는 금액을 편한 날에 아무 때나 불입할 수 있는 자유적립식에 가입하시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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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가는 회사의 실체보다 훨씬 변덕스럽다. 유럽의 전설적인 투자자 ‘앙드레 코스톨라니'가 '주인과 강아지의 관계'에 비유한 것과 같이 주가는 추세선 위아래를 오가며 쉴 새 없이 움직인다.
이렇게 분주한 시장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투자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 낸 것이 나누어 불입하는 적립식 투자법이고, 이를 기초로 만든 펀드가 적립식펀드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는 과정에서 적립식 펀드는 그 유용성을 국내 시장에 널리 알렸다. 2007년 10월에 국내 주가 최고점(2064.85p)에 투자했을지라도 그간 국내적립식펀드에 꾸준히 불입했다면 대부분 연 10% 전후의 수익률을 거둘 수 있었다.
이렇듯 가입기간 중 펀드 활황과 글로벌 금융위기라는 메가톤급 호ㆍ악재를 만나더라도 적립식 펀드는 '비용 평균화 효과(Dollar Cost Averaging)'라는 최대의 장점을 발휘하며 변동성을 급등락 하는 시세 변동을 이겨낼 수 있다.
하지만 적립식이라는 이유만으로 항상 수익이 나는 것은 아니고, 환매 가격이 투자기간 중 평균가격보다 낮거나 일정한 박스권을 상향 돌파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금리투자만도 못한 성과에 만족해야 할 때도 있다.
따라서 오히려 저점을 확실히 보고 투자할 줄 아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 나누어서 투자하는 적립식보다는 한꺼번에 투자하는 거치식 투자가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기도 하다.
적립식 투자 방법에는 정액 적립식과 자유 적립식이 있다.
이 가운데 자유적립식이 국내적립식 펀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이른다. 하지만 정작 자유적립식 투자자들의 수익률이 정액적립식 투자자들의 수익률에 못 미친다.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가 2010년 상반기까지 과거 6년간 투자기간별 정액적립식펀드와 자유적립식펀드 수익률을 비교해본 결과, 정액적립식은 평균 20%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데 반해 자유적립식은 손해를 보거나 원금수준 회복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 대다수라는 분석 결과를 나왔다.
기계적으로 불입하는 정액적립식이 자유적립식에 비해 수익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정액적립식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우수하다는 것이다.
왜일까? 그것은 투자자들의 심리에서 답을 찾을 수 있다. 매매가 능숙한 투자자가 아닐 경우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투자하는 자유롭다는 장점이 오히려 독(毒)이 될 수 있다.
자유적립식 투자자들의 경우 정작 주가가 떨어졌을 때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하게 되고, 주가가 오를 때는 욕심이 나서 투자금을 늘리는 등 투자심리의 두 가지 적인 공포와 탐욕이 자유적립식 투자자의 심리를 조급하게 만드는 것이다.
이를 두고 '자유적립식의 함정'이라 한다. 시세와 무관하게 두려움이나 과도한 욕심 없이 꾸준히 투자하는 것이 장점인 적립식의 장점을 살리려면 정액적립식을 택하는 것이 옳은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