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근 생산업체들이 철근값 인상을 요구하며 1일부터 일부 건설사에 대해 철근 공급을 중단했다.

철강업체들은 지난 9월분 납품 철근(고장력 10㎜ · 현금가 기준)은 t당 76만원,10월분은 79만원으로 결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31개 중 · 대형 건설사의 자재 구입 협의체인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회) 측은 t당 71만원 이상은 수용할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철근 가격은 작년 말 t당 69만1000원에서 올해 5월 78만1000원까지 올랐다가 8월 71만원으로 다시 하락한 상태다.

철강사들은 원자재인 고철값과 에너지 비용 등이 상승한 데다 수요 감소로 공장 가동률이 60~70% 수준까지 떨어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일부 국책사업을 제외하고는 철근 공급을 전면 중단키로 했다"며 "건자회 측이 9,10월 철근 납품 단가와 관련해 회원사들의 불매운동을 조장하는 등 불공정행위를 자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제품을 출하할 수는 없다"며 "건설사들이 기존 납품대금 결제를 거부해 3분기 결산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반면 건설업계는 고철 가격이 최근 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철강사들이 적자 보전을 위해 억지를 부린다며 반발하고 있다. 건자회 관계자는 "철강사들이 지난 장마철 비수기의 적자를 보전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있다"며 "갑자기 철근 공급을 중단하면 건설사들은 손놓고 당할 수밖에 없어 정부 차원의 조정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