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종영한 '슈퍼스타K 2'의 심사위원석에는 매번 '코카콜라제로' 로고가 새겨진 컵(사진)이 등장했다. 후보자들의 연습실과 숙소에는 제품 포스터가 붙었고,매회 마지막 탈락자를 발표하기 직전에 삽입되는 중간광고는 항상 코카콜라제로 광고로 시작했다. 결승전에선 두 후보가 이 제품의 TV광고를 촬영했다. 코카콜라는 슈퍼스타K 2의 주 협찬사였다.

코카콜라 관계자는 "지난 8월 비보조 광고 인지도(부가 설명 없이 광고를 인지하는 비율)가 간접광고를 처음 내보낸 7월보다 73% 증가했다"며 "그동안 케이블TV에 협찬한 이래 가장 높은 효과였다"고 전했다. 모토로라 폴햄 르노삼성 다음 랑콤 등도 이 프로그램의 협찬사로 참여했다.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인기를 얻으면서 케이블TV에서도 프로그램 중간에 제품을 노출하는 간접광고(PPL)가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상파 PPL시장 규모의 30분의 1 수준이지만 차츰 늘어날 조짐이다. 오민석 제일기획 전파미디어팀 프로(대리)는 "케이블TV 협찬은 불황을 겪으며 감소 추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슈퍼스타K 2와 같은 '대박' 프로그램이 등장하면서 광고주들의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며 "케이블TV 협찬시장 규모는 현재 200억~300억원 수준이지만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들이 자체 제작을 늘리면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방영된 '프로젝트 런웨이 코리아2(신인 디자이너를 발굴하는 프로그램)'에는 디앤샵,GM대우,헤라 등이 스폰서로 참여했다. 총 12편의 에피소드 중 3편이 각 업체의 상품을 활용한 미션으로 구성됐다. 메이크업룸엔 헤라 제품을 채워넣었고 벽장은 디앤샵 제품과 로고로 꾸몄다. 최종 우승자에겐 GM대우의 마티즈를 지급했다. 디앤샵 관계자는 "출연 디자이너 의상 13종을 최근 선보여 상 · 하의 세트상품 5종이 3일 만에 매진됐고 정미영 디자이너 제품은 2차 생산분도 품절됐다"며 "프로그램에서 노출된 수제화 브랜드는 방송기간 내내 브랜드 슈즈 분야에서 매출 3~5위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지난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국내 유명 쇼핑몰 운영자와 신진 운영자들의 경쟁을 다루는 '스타일 배틀로얄 톱 CEO 2'에는 11번가와 롯데칠성음료가 협찬 중이다. 11번가 관계자는 "장진혁 패션그룹장이 평가위원으로 출연,프로그램의 스타일리시한 이미지를 11번가에 입힐 수 있었다"며 "방송과 동시에 출연자의 쇼핑몰이 11번가에 입점하면서 매출 효과를 톡톡히 봤다"고 전했다.

또 지난 9월부터 방송 중인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에는 SKⅡ,옥션,라코스테,W,미투데이,팬틴 등이 협찬사로 참여했다. 우승자는 SKⅡ 모델로 활동하고 W 화보를 촬영하게 된다.

케이블TV는 지상파에 비해 시청률이 낮은 게 단점이지만,채널별로 시청자층이 특화돼 있어 광고 타깃이 명확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힌다. 협찬비용은 프로그램 인기도와 제품 노출도 등에 따라 회당 500만원에서 1억원 이상까지 다양하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