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문사대해부 2-①]브레인투자자문…자문형 랩 시장의 개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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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자문형 랩 시장을 이만큼 키운 것은 브레인투자자문의 공이죠. 박건영 대표의 네이밍 밸류와 투자자·증권사의 수요가 맞아 떨어지면서 시장에 붐을 일으켰다고 봅니다."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브레인투자자문을 빼놓고는 국내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자금을 끌어모으며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자문형 랩 시장에는 브레인투자자문이 중심에 있었다.
◆ 2년도 안돼 시장 중심에 '우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문형 랩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3월 284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5월말에는 1조364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자금 러시는 더 빠르게 이어졌다. 올해 10월 초 기준으로 브레인투자자문가 맡고 있는 자문형 운용자산 규모만도 1조111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관 및 기타법인, 개인으로부터 맡고 있는 일임형 자산(1조567억원)까지 합하면 브레인투자자문이 굴리고 있는 자금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맞먹는 규모다.
자산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펀드매니저 11명에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4명이다. 운용 관련 인력 숫자도 웬만한 자산운용사를 능가한다. 박건영 대표가 대표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던 트러스톤 자산운용 출신 펀드매니저들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일회계법인 등 업계 경력자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브레인투자자문이 자문형 랩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한수 배우고 싶다'는 지원자들도 끊이지 않는다.
최인건 브레인투자자문 상무는 "최근 펀드매니저 두 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박 대표의 투자 스타일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지원자들이 많아 놀랐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예전과는 다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사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생 투자자문사라며 상대조차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산 규모가 커지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IR을 하겠다며 사무실까지 찾아오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브레인투자자문은 지난해 2월26일 설립됐다.출범한 지 2년이 채 안된 '새내기'인 셈이다.자문업등록도 지난해 4월에야 받았다.
그럼에도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투자자문시장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것은 박건영 대표의 역량 덕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2009년 말부터 자문형 랩 입소문 타고 '훨훨'
박 대표는 유리스투자자문, 미래에셋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을 거친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그가 과거 운용하던 유리스 국민연금 아웃소싱 펀드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 펀드 등은 꾸준히 코스피 지수를 15~24% 웃도는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2007년 3월부터 2009년 초까지 운용한 트러스톤 국민연금 아웃소싱 펀드는 코스피가 18%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6% 라는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그런 그가 독립해 투자자문사를 차린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했다. 투자자문사의 위상이 높지 않을 뿐더러 자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브레인투자자문이 기회를 잡은 것은 지난해 6월 삼성증권과 자문형 랩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투자자문사를 통한 자문형 랩 상품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던 삼성증권이 박 대표의 과거 성과를 보고 제휴를 맺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증권사 직원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섰고, 그의 투자철학에 공감한 PB들이 고객을 끌어오면서 서서히 자문형 랩을 통해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9년 말부터는 브레인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의 수익률이 시장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나자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손실을 보고 돈 맡길 대안처를 찾고 있던 고액 자산가들이 너도나도 자문형 랩으로 몰려든 것이다. 최고 7개 종목만을 갖고 투자하는 탑7랩, 목표수익률이 달성될 때까지 운용하는 목표수익형랩 등 고객의 성향에 맞게 다양한 상품도 출시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브레인투자자문의 설정(2009년4월) 이후 수익률은 80.21%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32.39%)을 크게 웃돌았다.
◆ 기업의 이익이 포트폴리오의 핵심
브레인투자자문은 주식운용본부를 성격에 따라 셋으로 나눴다. 1본부는 벤치마크(BM)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을 운용한다. 절대 수익률보다는 상대 수익률을 우선하는 운용 전략으로,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2본부는 개인이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은행, 보험 등 기관용 자산을 운용한다. 코스피 지수를 얼마나 웃돌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수와 상관 없이 돈을 잃지 않고 수익을 내는 것을 우선시한다. 3본부는 특수 BM지수 중심이다. 자금 성격에 따라 특정한 종목이나 업종을 사지 않는 식으로 차별화해 운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 매니저가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을 운용하면서 동시에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도 관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조나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의 특성상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다보니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편입 종목이 잘 나갈 때에는 수익률이 좋겠지만, 떨어지기 시작할 땐 그만큼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도주 없이 빠르게 종목이 교체되며 움직이는 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브레인투자자문은 최근 삼성증권 등 6개 증권사에 자사 자문형 랩의 신규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신규 고객이 고수익을 내기 힘든 장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일년 열두달 중에 석달 정도는 안 좋은 달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순환매가 활발하면서 주도주에 대한 탐색이 나타날 때가 그렇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개인고객의 일임운용 자금이 3000억원 쯤 되는데 대부분 믿고 계속 맡겨주시는 분이 많다"며 "이익의 질이 높은 기업 위주로 종목 탐색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
한 투자자문사 대표는 브레인투자자문을 빼놓고는 국내 자문형 랩어카운트를 논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막대한 자금이 빠져나가는 와중에 자금을 끌어모으며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자문형 랩 시장에는 브레인투자자문이 중심에 있었다.
◆ 2년도 안돼 시장 중심에 '우뚝'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문형 랩의 자산규모는 지난해 3월 284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5월말에는 1조3640억원으로 늘어났다.
이후 자금 러시는 더 빠르게 이어졌다. 올해 10월 초 기준으로 브레인투자자문가 맡고 있는 자문형 운용자산 규모만도 1조1115억원에 달한다. 여기에 기관 및 기타법인, 개인으로부터 맡고 있는 일임형 자산(1조567억원)까지 합하면 브레인투자자문이 굴리고 있는 자금은 2조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중소형 자산운용사와 맞먹는 규모다.
자산 규모만 큰 것이 아니다. 펀드매니저 11명에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4명이다. 운용 관련 인력 숫자도 웬만한 자산운용사를 능가한다. 박건영 대표가 대표이사 겸 최고투자책임자(CIO)를 지냈던 트러스톤 자산운용 출신 펀드매니저들을 중심으로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증권, 현대증권, 우리투자증권, 삼일회계법인 등 업계 경력자들이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브레인투자자문이 자문형 랩으로 명성을 떨치면서 '한수 배우고 싶다'는 지원자들도 끊이지 않는다.
최인건 브레인투자자문 상무는 "최근 펀드매니저 두 명을 새로 채용했는데, 박 대표의 투자 스타일을 배우고 싶다며 찾아오는 지원자들이 많아 놀랐다"며 "인지도가 높아지면서 예전과는 다른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상장사들의 태도도 달라졌다. 초창기에는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신생 투자자문사라며 상대조차 안 해주는 경우가 많았지만 자산 규모가 커지고 이름이 알려지기 시작하면서 이제는 적극적으로 IR을 하겠다며 사무실까지 찾아오는 경우도 늘었다고 한다.
브레인투자자문은 지난해 2월26일 설립됐다.출범한 지 2년이 채 안된 '새내기'인 셈이다.자문업등록도 지난해 4월에야 받았다.
그럼에도 이처럼 빠른 시간 안에 투자자문시장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것은 박건영 대표의 역량 덕분이라는 평가가 우세하다.
◆ 2009년 말부터 자문형 랩 입소문 타고 '훨훨'
박 대표는 유리스투자자문, 미래에셋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을 거친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이다. 그가 과거 운용하던 유리스 국민연금 아웃소싱 펀드와 미래에셋디스커버리·인디펜던스 펀드 등은 꾸준히 코스피 지수를 15~24% 웃도는 뛰어난 성과를 기록했다. 특히 2007년 3월부터 2009년 초까지 운용한 트러스톤 국민연금 아웃소싱 펀드는 코스피가 18%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6% 라는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그런 그가 독립해 투자자문사를 차린다고 할 때까지만 해도 시장에서는 반신반의했다. 투자자문사의 위상이 높지 않을 뿐더러 자금을 모으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컸다.
브레인투자자문이 기회를 잡은 것은 지난해 6월 삼성증권과 자문형 랩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하면서부터다. 당시 투자자문사를 통한 자문형 랩 상품을 전략적으로 준비하던 삼성증권이 박 대표의 과거 성과를 보고 제휴를 맺겠다고 나선 것이다.
박 대표는 증권사 직원들을 상대로 프레젠테이션에 나섰고, 그의 투자철학에 공감한 PB들이 고객을 끌어오면서 서서히 자문형 랩을 통해 돈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특히 2009년 말부터는 브레인투자자문의 자문형 랩의 수익률이 시장보다 20% 이상 높게 나타나자 자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기 시작했다. 주식형 펀드에서 손실을 보고 돈 맡길 대안처를 찾고 있던 고액 자산가들이 너도나도 자문형 랩으로 몰려든 것이다. 최고 7개 종목만을 갖고 투자하는 탑7랩, 목표수익률이 달성될 때까지 운용하는 목표수익형랩 등 고객의 성향에 맞게 다양한 상품도 출시했다.
올해 8월 말 기준 브레인투자자문의 설정(2009년4월) 이후 수익률은 80.21%에 달해 같은 기간 코스피200 수익률(32.39%)을 크게 웃돌았다.
◆ 기업의 이익이 포트폴리오의 핵심
브레인투자자문은 주식운용본부를 성격에 따라 셋으로 나눴다. 1본부는 벤치마크(BM) 대비 우수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자산을 운용한다. 절대 수익률보다는 상대 수익률을 우선하는 운용 전략으로, 일반 주식형 펀드와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2본부는 개인이나 절대수익을 추구하는 은행, 보험 등 기관용 자산을 운용한다. 코스피 지수를 얼마나 웃돌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수와 상관 없이 돈을 잃지 않고 수익을 내는 것을 우선시한다. 3본부는 특수 BM지수 중심이다. 자금 성격에 따라 특정한 종목이나 업종을 사지 않는 식으로 차별화해 운용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한 매니저가 코스피 대비 양호한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을 운용하면서 동시에 절대 수익률을 추구하는 상품도 관리한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목표가 다르기 때문에 포트폴리오 구조나 접근 방식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문사의 특성상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하다보니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편입 종목이 잘 나갈 때에는 수익률이 좋겠지만, 떨어지기 시작할 땐 그만큼 타격이 클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특히 최근처럼 주도주 없이 빠르게 종목이 교체되며 움직이는 장에서는 더욱 그렇다.
그래서 브레인투자자문은 최근 삼성증권 등 6개 증권사에 자사 자문형 랩의 신규 판매 중단을 요청했다. 신규 고객이 고수익을 내기 힘든 장이라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일년 열두달 중에 석달 정도는 안 좋은 달이 있을 수 있다"면서 "특히 요즘처럼 순환매가 활발하면서 주도주에 대한 탐색이 나타날 때가 그렇다"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우리가 개인고객의 일임운용 자금이 3000억원 쯤 되는데 대부분 믿고 계속 맡겨주시는 분이 많다"며 "이익의 질이 높은 기업 위주로 종목 탐색에 힘쓸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