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뛰는 선수들의 면면이 크게 달라질 것 같다. 정일미(38 · 사진) 박희정(30) 등 미국LPGA투어에서 활약한 30대 '베테랑'들이 들어오고 이보미(22 · 하이마트) 김하늘(22 · 비씨카드) 등은 일본으로 나갈 가능성이 크다. 이 같은 시나리오는 이 선수들이 다음 달 벌어지는 시드전(퀄리파잉토너먼트)을 통과한다는 전제 아래서다.

미LPGA투어에서 뛰고 있거나 뛰었던 정일미 박희정을 비롯 이정연(31) 김주미(26) 조령아(26) 배경은(25 · 볼빅) 손세희(25) 송아리(24) 등은 최근 마감한 '2011 KLPGA투어 시드전' 예선에 참가 신청했다. JLPGA투어에서 활약했던 원재숙(41) 이정은(33) 나다예(23)도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정일미는 1999~2000년에 잇따라 KLPGA투어 대상을 차지한 국내 여자골프 간판이자 미LPGA투어의 맏언니다. 박희정(글로리아 박)은 2001년 윌리엄스챔피언십에서 우승하는 등 미LPGA투어 통산 2승을 기록했다. 이정연도 9년 만에 국내 무대로 컴백을 시도하는 30대 선수다.

2007년 KLPGA투어 아시아마일즈 빈하이 레이디스오픈 우승자인 나다예는 지난해 JLPGA투어 조건부 출전 자격을 받아 일본 대회에 출전했지만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이 선수들은 다음 달 전남 무안CC에서 36홀 경기로 예선전을 거친 뒤 상위 100명이 사흘간 본선(54홀)을 치러야 한다. 본선에서는 시즌 상금 랭킹 51~70위 20명이 가세한다. 본선에서 50위 내에 들어야 내년 KLPGA투어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관계자는 "국내 선수층이 두터워진 데다 기존 선수들의 실력도 좋아 해외파들의 시드전 통과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이라면서도 "올 시즌 컴백해 선전을 펼치고 있는 홍진주와 임성아가 이 선수들에게 롤 모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올 시즌 KLPGA투어에서 상금왕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이보미를 비롯 임지나(23 · 잭니클라우스) 최혜용(20 · LIG) 등은 일본 무대를 노크한다. 미국에서 활약해온 강수연(33 · 하이트) 안시현(26) 등도 일본투어에서 뛸 계획이다.

고형승 KLPGA 과장은 "내년 한국과 일본투어에서 새로운 선수들의 활약을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라며 "20대 초반 선수들이 주름잡는 국내 무대에서 '베테랑'들이 이름값을 할지도 관심"이라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