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경기 침체로 대다수 업종이 심각한 구직난을 겪고 있는 미국에서도 유독 외식업 고용이 크게 늘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외식업 고용 증가는 경기 회복의 주요 지표로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9일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레스토랑 및 술집은 3만4000여명의 종업원을 새로 채용했다.같은 기간 6만4000여명을 고용한 민간 분야의 절반을 넘는 수준이다.

잭 루소 에드워드존스투자의 소비자시장 애널리스트는 “침체됐던 경기가 다소 회복되면서 외식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전반적인 소비 확대가 고용 증대로 이어졌으며,이런 소식은 호재에 굶주려 있던 월가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맥도날드 주가는 지난해 이맘 때에 비해 30% 이상 올랐으며,일부 체인형 레스토랑 주식들의 주가는 이보다도 더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칼라바사스 힐스에 본부를 둔 치즈케익팩토리와 글렌데일에 있는 다인콰이어티는 주가가 두배 이상 폭등했다.경기 침체 와중에 일자리 찾고 있는 젊은이들로선 취업 기회가 그나마 늘어난 셈이다.

레스토랑 주인들은 점점 더 많은 구직자들이 외식업 종업원 자리를 거쳐가는 일자리가 아닌 평생 직업으로 보고 있다고 말한다.샌프란시스코에서 피터스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피터 오스본은 최근 35명의 웨이터와 바텐더를 채용했다.그는 “이들은 대학생때 아르바이트로 하던 일을 지금은 정규직처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외식업체들은 이들을 겨냥해 다양한 직업훈련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LAT는 전했다.

외식업 부문의 고용이 호조를 보이는 것은 무엇보다 즉석에서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야 하는 업종 특성이 가장 큰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에드워드 리머 UCLA 앤더슨경제연구소 소장은 “상하이에서 레스토랑 음식을 만들어 올 수는 없기 때문에 손님이 늘수록 직원을 추가로 채용해야 한다”고 말했다.리머 소장은 그러나 “경제가 실질적으로 성장하려면 외식업만으로는 안되며,제조업이나 지식산업 등이 동반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LAT는 전체 민간부문 고용에서 외식업이 차지하는 비중이 1990년 7%에서 현재 9% 수준으로 늘었으며,앞으로 이 비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