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계 투자자들이 LG화학으로 큰 돈을 벌 지 못해 화가 난 것일까.

외국인들이 유동성 장세가 본격화된 지난 9월 이후 전날까지 현대차(1조4000억원) 다음으로 LG화학(6310억원)을 많이 샀지만, 아직 성에 차지 않는지 매수강도를 날로 높여가고 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들은 최근 두 달간 LG화학에 6000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하고도 '초라한' 성적으로 체면을 구기고 있다.

이들이 보유중인 LG화학 시가총액은 지난 8월 31일 7조300억원이었는데 현재는 7조7060억원 가량. 이 중 순매수한 돈을 빼주면 평가이익은 고작 440억원 정도에 불과하다.

이는 같은 기간 동안 이들이 현대차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해 2조5000억원을, 5000억원을 산 현대모비스로 2조6000억원 이상, LG디스플레이로 7000억원대(5800억원 투자), 기아차로 1조2000억원 이상 평가이익을 각각 올린 것들과 비교하면 그 차이가 크다.

외국인들이 이렇게 화학업종 대장주인 LG화학을 통해 큰 돈을 벌지 못한 건 기관투자자들이 반대편에서 날마다 LG화학을 순매도, 주가가 오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 기관은 지난달 첫 거래일부터 전날까지 단 5거래일을 제외하고는 매일 LG화학 보유 비중을 줄여나갔다. 두 달간 기관이 판 순매도 규모는 약 5580억원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외국인은 이날도 LG화학을 매수하는 등 11거래일 연속 '사자'를 외치고 있다.

업종전망은 밝은 편이다. 실적개선이 지속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대부분 전문가들이 예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는데 가격인상분이 제품가격에 전가되는 비율이 높은 업종이 바로 화학업종"이라며 "이 때문에 실적개선에 대한 기대는 커질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이 두 달간 '바이코리아'를 외치며 두 번째로 많은 돈을 넣어둔 LG화학. 이들이 앞으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지분을 더 늘리는 방식으로 주가를 밀어올릴 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