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양적 완화 정책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고 있다.

월가에서 영향력 있는 인물로 꼽히는 보스턴 GMO 그룹의 최고투자책임자(CIO) 제레미 그랜섬은 27일 투자자들에게 보낸 분기 보고서에서 연준의 추가 양적완화 조치는 '좀비쇼'가 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보고서 표지도 공포 영화의 포스터 처럼 꾸미고 `FRB 좀비의 밤: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경악스러운'이라는 제목에 `상품가격 급등', `은행 부활', `가족 추방', `주택 파괴', `환율 전쟁' 등의 소제목을 붙인 뒤, 주연은 벤 버냉키와 재닛 옐런, 특별 출연은 앨런 그린스펀이라고 적었다.

버냉키 의장과 옐런 부의장, 그린스펀 전 의장이 연준 정책 실패의 주범이며, 그동안 연준의 정책들은 강한 고용을 수반하는 건전하고 안정적인 경제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장애물의 역할을 해왔다는 것이다.

그랜섬은 연준이 발권을 통해 채권매입에 나서면 상품가격 급등, 자산거품 등 인플레이션을 초래하고, 환율전쟁을 부추기며 결과적으로 미 경제에 장기적으로 큰 해악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지금껏 경험에 비춰 연준의 경기부양은 의도와 달리 성장률을 끌어올리는데는 별 효과가 없다면서 결국 시장에 투기만 불러 일으킬 뿐 경제를 살리거나 고용을 높이는데도 실패하는 '좀비 정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연준 조치의 실질적 피해자는 개인 저축가들이라면서, 금리가 인위적으로 낮아지면 이익은 돈을 저축하는 사람이 아닌 돈을 빌리는 사람쪽으로 옮겨갈 수 밖에 없으며 이는 보수적 포트폴리오를 하고 있는 은퇴자나, 준은퇴자의 수입이 줄어들고 금융기관이 더 많은 이익을 보게 되는 것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핌코의 '채권왕' 빌 그로스도 미 경제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있어 통화정책은 무용지물이라며 연준의 부양책은 경제성장을 이끌어내지 못한 채 채권시장의 30년 호황을 종식시키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뉴욕연합뉴스) 김현재 특파원 kn0209@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