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일본 엔화 가치의 급격한 상승으로 인해 수출 경쟁력이 타격을 받자 자동차로부터 전자 업계까지 상당수 일본 기업들이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이는 엔고로 인한 타격을 완화해주는 효과가 있지만 국내 고용 창출과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성장을 추구하는 일본 정부 목표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5일 보도했다.

도요타자동차는 해외 생산을 지속적으로 늘려 해외 생산 비중이 올해 57%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5년 전 48%에 비해 크게 높아진 수준이다.지난주 도요타는 하이브리드차 프리우스를 태국 방콕 인근의 공장에서 생산할 것이라고 밝혔다.이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첫 해외 대량 생산 사례다.

라이벌 닛산 자동차의 해외 생산 비중은 더 높다.작년 66%에서 올해 71%로 70% 선을 넘어설 전망이다.

카를로스 곤 최고경영자(CEO)는 얼마전 아부다비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 내 생산능력을 확대할 것” 이라며 일본 기업들은 해외에서 더 많은 제품을 소싱하는 방식으로 엔화 가치 상승에 적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소니의 TV 사업부문은 6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가 해외 생산 확대에 힘입어 지난 4∼6월 소폭의 흑자로 돌아섰다.소니는 2009회계연도 해외 생산 비중이 20%였는데 올해 50%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지난 8월 조사에 따르면 일본 제조업체의 40%는 엔화가 달러 당 85엔 선을 유지할 경우 생산과 연구개발(R&D) 부문을 해외로 이전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제조업의 일자리 해외 유출은 수출이 경제에 주는 경기부양 효과를 줄이고,국내 소비 진작에 걸림돌이 된다.올 7월 현재 제조업에 종사하는 일본 근로자 수는 1030만명으로 1200만명을 넘었던 2002년보다 큰 폭으로 감소했다.

크레디 스위스은행 도쿄지점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시라카와 히로미치는 “엔화 가치 상승은 생산 시설의 해외 유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며 “제조업체들이 이제 일본 국내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최인한 기자 jan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