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북서부의 국경도시 떠이닌성 목바이.이웃 캄보디아와 어깨를 맞댄 이 국경도시에 대규모 공장이 들어섰다. 국내 신발업체 태광실업(대표 박선영)이 세운 신발 제조공장이다. 이곳에선 3800명의 현지 직원들이 나이키의 최신형 러닝화를 만들고 있다. 주민들은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며 태광실업 공장을 반기고 있다.

태광실업은 25일 목바이 24만㎡ 부지에 7500만달러를 투자한 목바이 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태양열로 온수를 공급하고 자연광 채광으로 설계된 이 공장은 풀가동되는 2012년부터 연간 1200만켤레의 신발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 공장에서만 2000억원 규모의 신규 매출이 일어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고용 규모는 1만5000명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이 회사는 현재 중국 칭다오,베트남 비나에서 연간 2300만켤레의 신발을 생산,전량 나이키에 납품하고 있다. 목바이공장은 태광실업의 세 번째 해외 공장이다.

태광 측은 이번 목바이공장 걸설도 나이키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나이키와 호흡이 잘 맞아 공장을 신설하게 됐다는 얘기다. 태광실업은 나이키의 최고 협력업체 인증인 '그린존'을 지난 3년간 내리 수상했다. 2008년 경제위기로 신발시장이 크게 위축됐을 때도 나이키는 태광실업 주문양을 줄이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따라 2007년 3000억원 수준이던 태광실업 매출은 지난해 430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4900억원에 달할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태광실업 관계자는 "현재 나이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납품업체 가운데 점유율 7%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며 "대만 업체들에 비해 낮지만 금형디자인 등 기술력을 앞세워 2015년까지 점유율을 15% 수준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사는 앞으로 캄보디아에 공장을 추가로 세우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새 공장 부지로 국경지대인 목바이를 선택한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캄보디아는 베트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인건비가 저렴해 노동집약적인 신발산업에 유리하다. 나이키가 지속적인 추가 공급을 요청하고 있어 목바이 공장 외에도 추가 신공장을 건설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게 태광실업 측 설명이다.

마크 앨런 나이키 신발부문 부사장은 "우리는 제품의 품질에 자부심을 갖고 있으며 이는 태광실업과 같은 훌륭한 파트너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말했다. 박선영 태광실업 대표는 "신발이 사양산업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고난도의 디자인 및 금형기술을 요하는 고부가가치 첨단산업"이라며 "나이키에서 매년 1500만켤레의 추가 수요가 예상되는 만큼 회사 성장세도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 베트남 수교 직후인 1994년부터 베트남공장을 가동하고 있는 태광실업은 지난해 베트남 200대 기업 중 18위에 선정될 정도로 현지 영향력이 크다. 주력인 신발생산 외에도 화학산업(휴켐스),화력발전소 사업(태광파워홀딩스),베트남 내 골프장 건설 및 신도시 개발 등에 투자가 활발하다.

목바이(베트남)=남윤선 기자 inkling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