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지난 14일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이 낮아졌다. 다음 달에는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가 열린다. 금리를 올리기 쉽지 않다. 12월에는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금리 인상을 한 적이 없다.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한 환율전쟁도 한창이다.

따라서 한은이 연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것이 어렵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이런 관측을 바탕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한 지난 14일 채권시장은 크게 요동쳤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가 연 3.08%로 전날보다 20bp(1bp=0.01%포인트) 떨어지며 사상 최저치를 경신했다.
[초저금리 시대 제테크 전략] "금리 연내 인상 가능성 낮아"…이머징 채권·해외 부동산 뜬다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자금 밀물

시장금리 하락세는 외국인들의 국내 채권 매수세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된다. 금리를 동결한 14일에도 외국인들은 국고채와 통화안정증권(통안채)을 34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특히 3년 이상 장기물보다 단기물에 매수세가 집중됐다. 지난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낙폭이 작아 하락 여지가 크다고 본 투자자들이 차익을 노리고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현상은 비단 한국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미 · 중 간 환율전쟁으로 달러값이 떨어지면서 신흥국 채권시장으로 자금이 몰려들고 있는 것.수익률도 나쁘지 않다.

글로벌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에 따르면 이머징마켓 채권은 과거 14년간 연평균 수익률이 12.2%에 달하는 등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머징마켓 채권지수도 2008년을 제외한 최근 10년간 플러스 수익률을 달성했다. 9년 가운데 6년은 연간 수익률이 10% 이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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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부동산 취득 다시 늘어나

기획재정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상반기 내국인이 취득한 해외 부동산은 2억2300만달러에 달했다. 이 가운데 개인 투자자 비중이 96%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하기 전 83.3%에 비해 10%포인트 이상 뛰었다. 이는 국내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개인 투자자들이 본격적으로 해외 부동산에 눈을 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분석된다. 취득 사유도 단순 투자 목적이 1억5200만달러로 실주거 용도(7100만달러)의 2배를 넘어섰다.

최근 원 · 달러 환율 하락세에다 향후 가격 상승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 등이 해외 부동산 투자가 다시 활기를 띠는 배경으로 꼽힌다. 앞으로 환율이 올라가는 시점을 골라 매각할 경우 상당한 환 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기업어음,우량 회사채 인기

단기로 돈을 굴릴 만한 투자처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기업어음(CP)이나 자산담보부기업어음(ABCP),우량 회사채 등이 인기를 끌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 금리보다 1.5배가량 높은 수익률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원금에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어 신용등급이 높고 우량한 회사를 골라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부동산 경기 침체로 타격을 받고 있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관련 ABCP 등은 피하는 게 낫다.

배두원 신한은행 골드PB센터장은 이와 관련,"트리플A 등급 이상 우량 회사채 또는 CP는 은행 금리보다 0.2~0.3%포인트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데도 1억원 이상씩 돈을 넣는 고객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ELD · ELS · ETF 등 복합상품도 관심

주가연동예금(ELD)은 대부분 원금이 보장되면서 증시 상황에 따라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구조다. 장기화되고 있는 초저금리 시대에 원금 보장과 고수익을 동시에 노릴 수 있는 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만기가 1년 안팎으로 짧고 미리 계약한 조건을 충족할 경우 연 10% 이상 고수익을 챙길 수 있다.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최소한 원금은 보장받는다.

원금보장형 주가연계증권(ELS)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코스피지수 등에 따라 최고 연 12~15% 정도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다양한 시나리오별로 수익이 달라지기 때문에 꼼꼼히 확인하는 게 좋다. 아무리 최악의 시나리오라도 원금은 보장되기 때문에 손실 위험은 없다.

스텝다운형 ELS도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일 때 유용한 투자 상품이다. 기초자산의 중요성이 크기 때문에 등락폭이 작은 블루칩이나 코스피지수 등을 위주로 한 ELS에 가입하는 게 유리하다. 다만 원금에 손실이 날 수도 있어 유의해야 한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