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과 개인의 저가 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가 이틀째 반등했다. 그러나 프로그램 '팔자'가 지속적으로 쏟아져 오름폭은 크지 않았다.

코스피지수는 21일 4.25포인트(0.23%) 상승한 1874.69로 마감됐다. 강세로 출발한 이날 지수는 장 초반부터 6000억원이 넘는 프로그램 매물이 나와 한때 1858선까지 밀려났다. 하지만 외국인이 1057억원,개인이 1806억원어치(정규장 기준)를 순매수해 낙폭이 줄었고 막판 프로그램 매도 강도가 약해져 결국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이날 프로그램 매도 규모는 5079억원으로 지난 5월27일(6120억원) 이후 5개월여 만의 최대 수준이다. 프로그램의 영향을 받지 않는 코스닥지수는 장중 내내 강세를 유지하다 2.45포인트(0.47%) 상승한 522.66으로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선물 투자자와 현물(주식) 투자자 간 힘겨루기가 지속되면서 증시 변동성을 키우고 있다고 분석했다. 심상범 대우증권 연구원은 "기존 장기투자 외국인 외에 투기세력들이 추가 하락을 예상하고 선물을 매도하고 있다"며 "연일 쏟아지는 매물에 강세를 보이던 베이시스(현 · 선물 간 가격 차)가 백워데이션(현물가격>선물가격) 수준까지 밀려났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 18일 이후 나흘간 선물시장에서 2조173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선물가격이 단기간 급락하면서 우정사업본부로 추정되는 국가 · 지자체와 자산운용사들이 차익거래 매도를 늘려 주가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호상 한화증권 연구원은 "이날 국가 · 지자체의 프로그램 매물에 그간 차익 실현을 못했던 투신권 매물까지 가세했다"며 "6월 동시만기 이후 베이시스 수준을 감안하면 평균 베이시스 0.1~0.2 이하에선 운용사들도 거래세를 제외하고 수익이 나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과거 경험상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 매도가 이어질 가능성은 낮아보여 기관의 프로그램 매도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