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이번주 내내 1850~1870선을 오가며 지지부진한 모습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내달 초 열리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와 G20 정상회의 때까지 지수가 오를 수 있는 여건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특히 '돈(달러)의 흐름'을 잘 살핀 뒤 투자전략을 짜야할 때라고 강조했다. 가이스너 미 재무장관이 이날 '유로화와 엔화에 대해 달러 약세가 아닌 현수준 혹은 상승을 원한다'는 내용의 발언을 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달러인덱스가 반등해 외국계 투자자들이 한국 주식을 팔고 떠날 것으로 예상하는 투자자들은 그간 많이 올랐던 소재주부터 비중을 줄여나가야 할 것이고, FOMC에서 추가 양적완화정책이 발표될 것으로 보는 입장이라면 정보기술(IT) 자동차 철강주 순으로 매입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진단이다. 밸류에이션(실적대비 주가수준)이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이경수 토러스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참여자들이 FOMC와 G20회의 등 굵직한 이벤트들을 앞둔 시점에서 이벤트 이후 벌어질 수 있는 변수들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며 "따라서 지수는 당분간 얕은 조정을 받으며 소강상태로 진행될 것이고, 개별 중소형주를 제외한 대형주들의 변동성도 줄어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앞으로 시장의 고민은 외국인들의 포지션(매수 혹은 매도)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이는 곧 달러의 움직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FOMC를 앞두고 양적완화책에 대한 기대가 남아있어 달러약세 기조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또 달러화의 패턴이 가이스너 재무장관의 발언 등으로 인위적으로 바뀔 수 있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 인민은행이 기준금리를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은 결국 위안화 절상압력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고, 이는 달러화의 약세 기조를 더 유지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달러인덱스의 반등이 예상되는 시기에 대해서는 늘 고민이 필요한 때라고 조언했다.

이 연구원은 투자판단을 내리기에 쉽지 않은 상황이나, 밸류에이션 매력이 큰 IT 자동차 철강업종내 관련주의 비중을 늘려나가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권했다.

그는 "9월에 이어 10월 내내 달러의 약세가 지속됐기 때문에 미 제조업체 등을 중심으로 경기가 회복되는 조짐이 나타날 수 있다"며 "이는 기업들의 4분기 실적개선에 대한 신뢰를 높여주는 효과를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11월 이벤트 신규고용이 늘어나는 등 경기회복에 대한 논의가 나올 때 쯤에는 밸류에이션 장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한치환 대우증권 연구원도 FOMC 이후 외국인들이 본격 매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당분간 지수를 밀어올릴 만한 요소가 없으며 FOMC가 열리기 전까지 보합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FOMC 이후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는 정도의 자금이 시중에 풀리면서 경기부양에 대한 정부의지가 확인된 뒤에야 외국인이 '사자'를 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도 가격 매력이 높은 IT주를 우선 권했다. 그는 또 비교적 경기회복세가 빠른 아시아시장에서 선전하고 있는 조선 자동차업종에 대한 관심도 가져볼 만하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