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문호 도스토예프스키에게 질병,가난,굴종,비참함은 작품의 원천이었다. 고질적인 간질병마저 작품 속 인물을 구축하는 기둥으로 삼았다.
프랑스 리옹2대학 문화인류학과 교수인 샤를 가르두는 이 같은 이야기를 통해 약점을 보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약점이 힘이 될 때》에는 소아마비에 교통사고까지 더해진 자신의 쇠약한 육체를 멋진 그림으로 바꿔놓은 프리다 칼로,전쟁의 부상으로 평생 자리에 누워 지내면서도 시를 통해 말을 건 조에 부스케,정신질환을 앓으면서도 아름다운 음악을 만들어낸 슈만 등 약점을 힘으로 바꾼 8명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저자는 "약점과의 싸움은 인간을 움직이는 원동력이 된다"며 "모든 약점 가운데 가장 큰 약점은 약하다는 것을 두려워하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