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모레퍼시픽 주가가 100만원을 회복해 '황제주' 명성을 되찾기까지 다소 시일이 걸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아모레퍼시픽 주가를 밀어올린 힘인 중국내 설화수 런칭이 무기한 연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올 3분기 실적도 예상치를 밑돌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주가가 하락세를 타고 있다.

◆설화수 런칭 지연 언제까지?

21일 오후 1시44분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전날 대비 1만6000원(1.61%) 떨어진 97만7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 15일 유가증권시장 진출(2006년 6월 29일) 이후 최초로 100만원을 돌파하며 황제주로 등극했다. 이후 100만원대 안착을 여러번 시도하다 9월 3일 장중 122만3000원까지 주가가 치솟으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 규제로 설화수 론칭 일정이 불확실해지면서 주가는 전날부터 다시 100만원선 아래로 내려앉은 상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국가질량감독검험검역총국(AQSIQ)은 지난 8월 27일 한국과 일본 미국 등에서 수입된 음식과 화장품 품목 중 국민건강에 잠재적 위협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한 품목에 대해 수입을 거부한다고 발표했다.

강희승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설화수가 새로운 한방 원료로 만들어진 제품이기 때문에 중국내에서 성분 검사 절차가 까다롭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원래 10월쯤 런칭할 계획이었지만 현재는 절차의 약 60% 정도만 진행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 나머지 절차가 어떻게 진행될 지는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당분간 '설화수 모멘텀'(상승 동력)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진단이다.

염동연 교보증권 연구원도 "장기적으로 화장품 사업에 대한 중국의 정책 리스크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보인다"며 "중국 방문판매 시장 진출을 통한 유통만 확대 가능성 등 긍정적인 포인트뿐 아니라 이제는 리스크도 함께 고려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

◆"당분간 100만원 안착 힘들 듯"

이에 따라 실적이 안정세로 돌아서고 중국내 설화수 런칭이 가시화되기까지는 당분간 주가가 조정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박수민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모멘텀 때문에 그간 프리미엄을 받아왔으나 설화수 런칭이 지연되면서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고 있다"며 "이에 따라 주가는 당분간 부진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3분기 실적이 추석선물 세트의 일부 환입 부분에 대한 원가 반영이 이뤄지면서 부진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중장기적인 측면에서 접근해야한다는 분석이다.

강희승 연구원은 "설화수 런칭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었지만 중국내 성장률이 꺾인 것은 아니다"라며 "중국 위안화 기준으로 30%대 매출성장률을 유지하고 있고 라네즈 등 기존 진입 브랜드 성장세도 지속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실망매물로 주가 조정이 어느정도 진행되고 3분기 실적이 발표돼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면 주가는 다시 반등을 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