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한 부동자금이 단기 금융상품으로 몰리고 있다.

19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수는 지난 15일 1115만8775개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지난 1월 처음 1000만개를 넘어선 CMA는 8월 1100만개를 돌파한 뒤 증시 상승세와 맞물려 꾸준하게 증가했다. 주춤했던 CMA 잔액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15일 CMA 잔액은 41조8863억원으로,지난달 중순 40조원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 41조~43조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도 다시 불어나고 있다. MMF 잔액은 15일 78조3578억원으로 한 달 전보다 4조1046억원 늘었다. 14,15일 이틀 새 1조6000억원이 넘는 돈이 몰렸다. 8월 중순 80조원 선을 유지하다 이달 4일 73조원까지 내려갔던 MMF 잔액이 두 달 전 수준으로 올라선 것이다.

CMA와 MMF는 하루만 자금을 맡겨도 연 2~4%의 이자가 나오는 데다 입출금이 자유로워 대표적인 단기자금 운용처로 꼽힌다. 코스피지수가 1900선 돌파 이후 주춤한데다 채권금리마저 사상 최저치로 떨어져 임시 방편으로 이 같은 단기 상품에 시중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재열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금리는 떨어질 대로 떨어지고 주식은 오를 만큼 오른 상태여서 시중자금이 점차 부동화되고 있다"며 "부동화된 자금의 향방이 주식 채권 부동산 중 어디로 향하는지에 따라 금융시장 판도가 바뀔 것"이라고 내다봤다.

부동자금이 증시로 흘러들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가 되면서 은행예금 등 안전자산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본격적으로 증시에 뛰어들기 전에 잠깐 대기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미 코스피지수가 1900선까지 단기급등했지만 다른 금융상품으로는 도저히 기대수익을 채울 수 없어 위험자산인 증시로 옮겨오고 있다"고 덧붙였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