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감자(자본감소)를 단행한 상장사들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풍부한 자금 유동성이 지수를 끌어올린 '유동성 랠리' 이후 급증하는 추세다.

14일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자본잠식 등을 해소하기 위해 지난달 감자를 결정한 상장사는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을 합쳐 모두 16곳(최종 공시일 기준)이다.

이달 들어서도 상장사 11곳이 자본을 줄이기로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한일건설과 봉신이, 코스닥시장에선 루티즈 크라제산업개발 바른손 텔로드 지오멘토 등이 감자키로 했다.

그러나 두 달 전인 8월엔 금호타이어 등 8곳 만이 자본을 줄였고, 7월에도 코스닥업체 7곳 뿐이었다. '유동성 랠리'를 보이면서 감자를 단행하는 상장사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이상윤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중의 풍부한 유동성 힘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 같다"며 "재무부실이 우려되는 기업들이 이번 기회에 감자 등 특단의 조치를 통해 재무제표를 깨끗하게 만들려는 시도가 많아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그는 "감자를 발표하면 해당 업체들의 주가는 단기적으로 급락하는 경향이 많다"며 "이는 재무부실을 스스로 인정한데다 재상장시 줄어든 유통물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실기업들이 이렇게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도 자본을 줄이기로 한 것은 '유동성 랠리'로 돈이 몰리면서 향후 주가부양에 대한 자신감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