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투신운용이 특정 펀드만 총보수를 대폭 깎아줘 그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흥국투신은 채권혼합형펀드인 '흥국업그레이드'의 총보수를 1.03%에서 0.60%로 낮췄다고 지난 11일 발표했다. 채권혼합형펀드 평균 총보수(1.16%)의 절반 수준으로 판매 및 운용보수를 낮춘 셈이다. 판매보수를 0.63%에서 0.30%로 낮춘 것은 물론 운용보수도 0.27%에서 0.20%로 하향 조정했다. 공모펀드가 특정펀드 보수만 큰 폭으로 인하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업계에선 흥국투신의 파격적인 보수 인하를 부진한 펀드 수익률을 끌어올려 판매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펀드 수익률은 펀드 총보수를 제외한 기준가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총보수를 깎으면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난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 펀드는 연초 이후 수익률(12일 기준)은 1.54%로 채권혼합형 평균(5.54%)과 4%포인트 가까이 벌어져 수익률 부진에 시달려왔다. 최근 3개월 동안에는 1.41%의 손실까지 내면서 평균(2.65%)보다 크게 뒤처졌다.

흥국투신 관계자는 "흥국업그레이드 펀드는 연 7~8%의 수익을 추구하는 펀드로 장기 성과는 좋기 때문에 설정액을 늘리기 위해 총보수를 낮추기로 했다"며 "이번 조치로 0.50% 포인트 정도 수익률이 올라가는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서동필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펀드 대량환매 속에서 보수 인하는 수익률이 부진한 펀드가 할 수 있는 고육지책으로 보인다"며 "투자자에게 일종의 서비스는 될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펀드는 운용 성과가 중요한 만큼 수수료 인하만으로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bm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