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재지변이 발생할 때 증권사가 주가연계증권(ELS)의 기준일을 임의로 변경하던 관행에 제동이 걸렸다.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는 13일 태풍에 따른 해외증시 휴장으로 손해를 입은 ELS 투자자 A씨가 우리투자증권을 상대로 제기한 이의 신청을 받아들여 투자원금과 수익을 돌려줘야 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A씨는 2008년 8월 일본 닛케이225지수와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ELS에 가입했다가 태풍 '누리'의 여파로 판매사인 우리투자증권이 기준일을 임의로 변경,11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며 지난달 분쟁조정을 신청했다.

이 상품은 2008년 8월22일 종가를 기준가로 삼기로 했지만 당일 대형 태풍으로 홍콩 증시가 임시 휴장하자 우리투자증권은 관행대로 다음 거래일인 8월25일 종가를 두 지수의 기준일로 적용했다. A씨는 "당일 문제없이 개장한 일본 증시는 당초 기준일을 그대로 유지했어야 한다"며 "기준일을 유지했을 경우 오히려 원금 대비 30%대의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분쟁조정위는 A씨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판단,우리투자증권에 투자원금과 수익을 포함한 526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천재지변이라는 특별한 사유는 인정되지만 닛케이225지수의 기초자산 기준일을 홍콩H지수 기초자산 기준일과 맞춰야 할 필요는 없다는 게 위원회의 판단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에 따라 A씨와 같은 상품에 가입한 다른 투자자 전원에게 조기상환금액을 전액 지급했다. 우리투자증권 관계자는 "천재지변일 경우 기준일 변경은 업계의 관행이었지만 선의의 피해자들에게 책임을 다하고자 손실을 보전해 주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