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공행진하던 경기민감형 원자재 원유, 금, 구리가격이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12일(현지시간) 국제시장에서 유가와 금값은 하락했지만 구리가격은 하루만에 다시 상승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서부 텍사스산 중질유) 선물가는 전일 보다 0.54달러(0.66%) 내린 배럴당 81.67달러에 거래를 마쳐 이틀 연속 하락했다.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가 또한 런던석유거래소(ICE)에서 전일 보다 0.22달러(0.26%) 떨어진 배럴당 83.50달러,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1.13달러 하락한 79.79달러를 기록했다.

유가 하락세는 장중 한때 달러화가 강세를 보인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달러화는 장중 한때 반등세를 보였다. 하지만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조만간 양적완화 조치를 실시할 것으로 발표하며 달러가치가 하락했고 유가는 낙폭을 줄였다.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현재 유가 수준에 만족해 산유량을 지금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하락세에 일조했다.

또한 시장에서는 미 에너지정보국(EIA)의 원유재고 발표를 앞두고 지난 주 원유재고가 140만 배럴 정도 늘어났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날 금 12월물은 NYMEX에서 7.7달러(0.6%) 내린 온스당 1346.7달러로 나흘 만에 숨고르기를 시도했다.

선성인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금값 하락은 최근 가격이 크게 올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온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선 애널리스트는 다만 "FOMC의 발표 없이 달러화가 약세를 보였다면 금값 하락은 장담할 수 없다"고 전했다.

반면 전날 조정을 받았던 구리는 하루만에 상승해 원유, 금과 반대 행보를 보였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구리 3개월물은 전일 보다 55달러(0.7%) 오른 톤당 8345달러를 기록했다. 구리가격은 지난 7월 이후 32%나 뛰었다.

2007년 전기동의 최고가격이 8700~8800달러였던 것과 비교해 보면 현재 구리값은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선 애널리스트는 이에 대해 "구리가 상승은 실수요가 아닌 투자자금에 의한 것"이라며 "현재 구리의 재고 수준이 높고 세계 산업생산이 크게 회복되지 않았지만 각국의 풍부한 유동성으로 구리값이 계속 오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인턴기자 ji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