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하는 국가들 중 올 들어 주가상승률이 가장 높은 곳은 인도네시아로 나타났다. 한국은 터키 인도 아르헨티나에 이어 주가상승률 5위를 기록했다.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들이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동안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수혜를 본 자원부국들과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회복세를 보인 한국이 랠리를 펼쳤다는 분석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종합지수는 지난해 말 2534.36에서 전날 3548.75로 40.03% 급등했다. 원유 천연고무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풍부한 자원을 보유한 인도네시아로 이슬람권 및 선진국 자금이 유입됐다는 분석이다.

터키(30.62%) 인도(16.46%) 아르헨티나(16.32%) 증시도 큰 폭으로 오르며 2~4위를 기록했다. 코스피지수는 이날 1.16% 급락했지만 작년 말 대비 상승률이 11.01%에 달해 G20 가운데 상승률이 10%를 넘어서는 5개국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러시아 남아공 멕시코 등 다른 자원 부국들도 7~9%대의 강세를 나타냈다.

반면 선진국들은 이머징 국가에 비해 주가상승률이 미미했다. 미국이 5.58%,영국이 4.79% 오르는 데 그쳤고 프랑스(-4.26%) 일본(-8.13%) 이탈리아(-9.31%) 등은 줄줄이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올 들어 14% 넘게 밀려나 가장 부진했다.

윤항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글로벌 공조가 깨지면서 선진국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이머징 및 프런티어(중소 개발도상국) 시장으로 흘러들어가면서 G20 사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금 유입에 따른 외환시장의 변동성 확대가 더해지면서 이 같은 양극화를 부추겨 주요국 증시가 G20에서 논의될 환율문제 등을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축소판 역할을 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강지연/오정민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