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비행기 내에서도 무선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스앤젤레스타임스(LAT)는 싱가포르항공이 2013년까지 최소한 40대의 장거리 운항 항공기에 비행 중 무선 인터넷이 가능토록 하는 장비를 설치할 계획을 밝혔다고 11일 보도했다.

싱가포르항공은 앞서 지난 5일 3만5000피트(1만600m) 상공에서 무선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는 장치를 장거리 운항노선에 설치하겠다고 밝혔다.승객들은 내년 상반기가 되면 비행 도중 인터넷으로 메일을 보내거나 각종 업무를 볼 수 있다.무선 인터넷을 사용하는 승객은 별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얍 킴 와 싱가포르 항공 서비스부문 부사장은 “비즈니스 여행을 다니는 승객들이 많아서 도입을 결정했다” 며 “인터넷 쇼핑까지 가능하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할지 여부를 놓고는 논란이 일고 있다.무선 인터넷 이용이 가능할 경우 비행 도중 휴대폰을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중동과 유럽 일부 항공사들이 비행 중 휴대폰 사용을 허용하고 있지만 미국 항공당국을 비롯해 대부분 국가에서는 휴대전화가 항법 장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금지하고 있다.LAT는 “더 큰 문제는 승무원과 대부분의 승객이 기내 휴대전화 사용을 싫어한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미 연방통신위원회는 2004년 기내 휴대전화 사용을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이에 반대하는 편지와 이메일,전화 등이 폭주해 포기한 적이 있다.2005년 한 소비자단체와 항공승무원협회가 실시한 조사에서도 승객의 63%가 기내 휴대전화 사용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항공승무원 노조는 기내 휴대전화 통화가 다른 승객을 불편하게 만들고 승무원들의 업무를 더욱 힘들게 한다고 주장한다. 노조 관계자는 “현재 기술적으로는 기내 휴대전화 사용이 가능하지만 여론은 아직 비행기에서 휴대전화를 금지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임스 보이드 싱가포르 항공 대변인은 “이번 계획을 실행하는 시간이 임박하면 휴대전화 허용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