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이 하락한 첫 번째 요인은 인구구조의 변화다. 저출산 · 고령화 추세 지속으로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경제활동참가율도 하락하고 있다. 1980년대 이후 지속적으로 상승했던 경제활동참가율은 2009년 60.8%까지 하락했다. 생산가능인구 비중도 2015년 73%에서 2030년 64%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다음으로 인적 자본의 형성이 취약한 것을 꼽을 수 있다. 경제 성장에서 인적 자본 기여도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으나 취약한 대학교육 등으로 고급 기술인력 양성과 인적 자본의 경쟁력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교육훈련비 비중은 계속 감소하고 있으며 대학교육의 경쟁력 순위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회원국 중 최하위 수준이다.

세 번째 요인으로는 투자 위축을 들 수 있다. 기업의 자본수익률이 하락하면서 총고정자본형성 증가율이 1970년대 평균 14.9%에서 2006~2009년 1.4%로 떨어졌다. 외국인직접투자(FDI) 유입 규모도 2000년을 정점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다.

네 번째는 서비스업 부진과 낮은 생산성이다. 서비스 내수시장의 국내총생산(GDP) 비중도 한국은 2007년 55%로 선진 7개국(G7) 평균 63%보다 낮다. 제조업의 노동생산성은 2000년에서 2007년까지 63.9% 증가했으나 서비스업은 같은 기간 10.5% 증가에 그쳤다.

다섯 번째,내 · 외수 단절 심화와 선순환 구조 약화다. 2009년 말 82.4%에 달하는 높은 무역의존도는 내수시장의 확대를 더디게 하고 있다. 수출이 내수와 투자를 촉진하는 선순환 구조가 미약하다.

여섯 번째,금융의 경쟁력과 산업지원기능 약화다. 금융사 대출이 안전한 주택담보 대출과 가계를 중심으로 늘어나면서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중개와 산업지원 기능은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1997년 말 외환위기 이후 외국인의 빈번한 단기 투자자금 유출입도 환율 변동성을 확대시켜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일곱 번째 요인은 연구개발 투자의 낮은 효율성과 쏠림 현상이다. 1990년대 이후 연구개발비의 꾸준한 증가에도 불구하고 효율성은 낮아지고 대기업과 일부 산업 분야로의 쏠림이 확대되고 있다.

여덟 번째는 미흡한 사회적 자본이다. 사회적 신뢰가 최근 들어 오히려 하락하고 있으며 낮은 사회통합과 기업가정신의 위축,계층 · 기업 · 지역별 양극화,남북관계의 불안 등도 잠재성장률 하락의 주요 원인이다.

김동열 < 현대경제연구원 정책연구실장 dykim@hr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