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상승세가 지속되자 코스닥종목을 중심으로 신주인수권부사채(BW) 전환사채(CB) 등 주식 관련 사채를 주식으로 바꾸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주식 전환은 물량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에 동향에 주목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들어 BW의 신주인수권 행사 사실을 공시한 코스닥 상장사는 지앤이 파루 트루아워 웰메이드 에스맥 피엘에이 에너랜드 유진데이타 등 8개사이며,건수로는 9건에 달한다. 이는 지난 한 달 동안 전환공시 건수 19건의 절반에 육박하는 것이다. 이달 들어 CB의 전환청구권을 행사한 기업은 에이앤씨바이오홀딩스 한 곳이다.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으로 전환 여건이 호전되면서 주식 관련 사채의 전환청구가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주식 관련 사채는 발행 시 정해진 가격 등에 따라 발행회사의 주식 혹은 발행사가 담보한 다른 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하거나 교환할 수 있다.

이 같은 전환 요구 증가는 해당 종목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는 것은 물론 코스닥시장 전체의 추가 상승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정근해 대우증권 연구원은 "증시 상승으로 CB와 BW 관련 신주상장이 이어져 코스닥시장 추가 상승에 부담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지난달 BW와 CB 관련 신주가 상장된 종목 중 상당수는 주가 하락 현상을 겪었다. 지난달 8일 장 마감 후 신주인수권이 행사됐다고 밝힌 EMLSI는 다음 날부터 BW 물량 상장일 전날까지 28% 넘게 빠졌으며,상장 당일도 3.38%(120원) 하락했다.

하지만 실적 기대감에 투신 등이 전환주식을 소화해내며 물량 부담을 실적으로 이겨내는 사례도 적지 않아 일률적인 판단은 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하이록코리아는 지난해 8월 발행한 CB 중 일부가 전환돼 지난달 28일 총 발생주식수의 약 15%에 해당하는 181만8180주가 추가 상장됐지만 주가 변화는 크지 않았다.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는 소식이 알려진 다음 날인 지난달 10일에는 4.84%(750원) 내렸지만 주식이 상장된 28일은 4.69%(750원) 올랐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개선 기대로 트러스톤자산운용 등으로부터 기관 수요가 유입되면서 주가 역시 선방했다"고 말했다.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