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미국과 유럽 증시가 보합세를 보였다. 미국의 일부 지표가 호전됐음에도 불구하고 8일 고용동향 발표를 앞두고 관망세가 짙어지고,3분기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7일 뉴욕증시는 이틀째 보합세였다. 다우지수는 19.07포인트(0.17%) 내린 10948.58로,S&P500지수는 1.91포인트(0.16%) 떨어진 1158.06으로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3.01포인트(0.13%) 오른 2383.67로 거래를 끝냈다.

이날 뉴욕증시는 개장 전 발표된 주간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예상 외로 감소한 데 힘입어 상승세로 출발했다.미 노동부는 지난주(2일 마감 기준)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4만5000건으로 전주대비 1만1000건 감소했다고 밝혔다.지난 7월10일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블룸버그통신 조사에 참여한 미 경제 전문가들은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45만5000건으로,전주보다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4주간 평균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전주의 45만8750건에서 45만5750건으로 소폭 감소했다.하지만 고용이 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 주가 상승에 힘을 실어주진 못했다.전날 ADP 임플로이어 서비스가 발표한 9월 민간고용은 3만9000명 감소했다.이는 시장 예상치인 2만명 증가와 상반된 것이다.

증시는 개장 이후 유가 및 귀금속이 가격 조정을 받고 상품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면서 약세로 돌아섰다.8일 발표 예정인 9월 고용동향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3분기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켰다.

이날 장 마감 후 실적을 발표한 알코아는 정규장에서 1.37% 하락했다.마감 전 실적을 발표한 펩시코는 올해 어닝 증가율 전망치를 12%에서 11%로 내리며 2.95% 떨어졌다.

9월 소매 매출 증가 소식은 주가 하락세를 방어했다.지난달 28개 주요 소매점의 동일 점포 매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2.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앞서 블룸버그통신이 진행한 조사에 참여한 애널리스트들은 9월 판매 증가세가 2.3%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이로써 미국의 소매점 판매는 13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유럽증시도 마찬가지였다.유럽 다우존스 스톡스 600지수는 0.20포인트(0.08%) 하락한 262.31로 거래를 마쳤다.각국의 증시는 소폭 등락이 엇갈렸다.영국 FTSE지수는 19.26포인트(0.34%) 떨어진 5662.13을,독일 DAX지수는 5.52포인트(0.09%) 오른 6276.25를,프랑스의 CAC40지수는 5.56포인트(0.15%) 상승한 3770.47을 각각 기록했다.

크리스토퍼 퍼디 스프레렉스 투자전문가는 “시장의 초점이 미국의 9월 고용지표에 계속 맞춰져 있고 투자자들이 관망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종목별로는 프랑스 자동차업체 르노가 8.5% 급등했다.볼보 지분 14.9%를 30억유로에 매각한다고 밝힌 점이 호재가 됐다.반면 스웨덴 볼보 주가는 르노의 지분 매각 소식으로 5.3% 떨어졌다.이 밖에 소매점인 막스앤드스펜서가 판매실적 개선 소식으로 5% 가량 오른 반면 광산주인 안토파카스타와 카작무스는 5% 안팎 하락했다.

국제 유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예상 밖으로 감소하면서 최근 추락했던 달러화가 반등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전날 종가보다 배럴당 1.56달러(1.9%) 내린 81.67 달러에 거래됐다.5개월 만에 약세다.런던 ICE 선물시장의 11월 인도분 브렌트유도 1.68달러(2%) 내린 83.38 달러에 거래됐다.장중에 미국 주식시장이 약세를 면치 못한 것도 유가 하락의 요인이 됐다.

금 값은 사상 최고치 행진에서 벗어나 온스 당 12.70달러(0.9%) 하락한 133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