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추가 하락하며 1110원대 중반까지 내려왔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3.5원 내린 1114.5원에 마감했다. 이날 환율은 미국 달러화의 약세 흐름에 지속적인 영향을 받으며 추가 하락 압력을 받았다. 다만 과매도 인식과 외환 당국의 개입 경계감에 낙폭은 제한적인 모습이었다.

전일종가보다 1원 하락한 1117원에 장을 출발한 환율은 기술적인 과매도 인식과 당국 개입에 대한 경계심리에 제자리걸음을 걸었다. 역외 쪽 일부에서는 쇼트커버(달러 재매입) 움직임도 나타나며 오전 중 반등세를 이끌기도 했다.

1121.2원까지 반등했던 환율은 수출업체의 네고물량과 역외 매도세에 윗부분을 가로막히며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오후 들어 완만한 내림세를 나타내던 환율은 장중 한때 1113.5원까지 몸을 낮췄다. 환율이 장중 이 정도 수준까지 내려온 것은 지난 4월27일 저점인 1103원 이후 처음이다. 이후 거래 수준을 소폭 높이며 1110원대 초중반에 거래를 끝냈다.

이날 환율은 1113.5~1121.2원 사이에서 거래 범위를 기록했다.

◇美 고용지표 부진…추가 양적완화 기대감 커져

변지영 우리선물 외환연구원은 "이날 서울 환시는 하락 속도를 조절하며 쉬어가는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변지영 연구원은 "지난밤 미 경기지표 부진의 영향으로 이날 국내 증시도 약보합세를 나타냈다"며 "이에 역외 쪽도 주춤한 모습을 보이면서 하락 압력은 제한적이었다"고 언급했다.

지난밤 미국 민간 고용조사업체 ADP 고용주 서비스는 9월 민간고용이 3만9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예상치인 2만명 증가를 뒤집는 수치다.

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추가적인 양적 완화정책에 대한 기대감도 역시 증가했다.

변 연구원은 "이날 국내 증시에서 코스피지수가 1900선을 지켜냈고 서울 환시 분위기도 여전히 아랫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이다"며 "연중최저점인 1102원선까지는 예상보다 빠르게 밀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3.10포인트(0.16%) 떨어진 1900.85를 기록했다. 코스닥지수는 1.19포인트(0.24%) 내린 496.14를 나타냈다. 외국인 투자자는 17거래일째 순매수를 이어갔다. 외국인은 오후 들어 '사자'세로 돌아서며 125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했다.

수급 면에서는 네고물량이 공급 우위를 보이며 환율의 윗부분을 틀어막은 모습이었다.

한 시중은행 외환딜러는 "국내 증시의 조정세와 장 초반 유로달러 환율이 내림세를 보이며 쇼트커버가 좀 있었다"며 "그러나 오후 들어 역외가 매도세로 나서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고 말했다.

이어 "하락 추세가 유지되는 모습이라 1110원대 부근에서는 더 빠르게 내릴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오후 3시54분 현재 1.3984달러를, 엔달러 환율은 82.70엔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