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중앙은행(ECB)이 기준금리를 17개월째 동결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ECB는 이날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정례 금융통화정책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1%로 유지한다고 발표했다. 유로존의 벤치마크 금리는 18개월 연속 사상 최저 수준에 머무르게 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스페인 · 아일랜드 등 유로존 국가들의 재정위기로 인해 신용경색 우려가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 ECB가 출구전략 시행을 연기한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 회복세 둔화에 따른 다른 선진경제국 중앙은행들의 추가 양적완화 움직임도 ECB의 금리 동결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ECB는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해 창설 이후 10년 만의 최저 수준인 1%로 내렸다. ECB는 세계 금융위기가 발생한 2008년 10월 이후 모두 7차례에 걸쳐 3.25%포인트 내린 이후 금리를 조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본은행이 지난 5일 제로(0)금리 정책에 복귀한 이후 세계 각국 은행들이 인플레와 경기회복세 둔화를 우려,양적 완화 등 추가 금융완화 조치를 취하고 있어 ECB의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미국과 일본 등이 자국의 화폐 가치를 떨어뜨려 무역 경쟁력을 강화하는 '환율전쟁'에 나서고 있지만,ECB는 별다른 양적완화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유로화는 이날 유로당 1.40달러를 기록,최근 8개월 만에 최고치에 근접했다.

한편 영국 중앙은행인 잉글랜드은행(BOE)도 이날 통화정책위원회를 열고 현재 사상 최저인 0.5%의 기준금리를 20개월째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