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미국 대형 보험사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의 아시아 자회사 AIA가 홍콩 증시에 상장된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4일 AIA의 홍콩증시 상장 규모가 최대 171억달러(19조2546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보도했다.AIG는 AIA의 지분 중 약 절반을 기업 공개(IPO)를 통해 매각할 방침이다.

AIG는 당초 AIA의 총 기업가치 평가액이 3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기대했지만 시장에서는 이보다 낮은 280억∼305억달러 수준으로 평가됐다.이는 지난해 영국 프루덴셜그룹이 AIA 인수가로 제시한 305억달러와 비슷한 규모다.당시 프루덴셜의 제안은 AIG측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AIG가 AIA의 주식 중 49%에 해당하는 58억6000만주를 주당 18.38홍콩달러(2667원)∼19.68홍콩달러(2856원)에 매각해 139억∼149억달러를 조달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또 시장 수요에 따라 공급 규모를 사후 조절할 수 있는 15%의 초과배정 옵션이 포함되면 총 IPO 규모는 171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AIG는 AIA 상장 이후 1년 간 30%의 지분을 보유할 것으로 알려졌다.AIA 주식은 오는 21일 가격 산정이 마무리 된 후 29일께 상장될 예정이다.이번 홍콩증시 상장으로 아시아 증시에서 AIG의 기업공개가 가속화 될 것으로 보인다.

AIG는 또 아시아 법인인 AIA의 기업공개를 추진하고 자회사인 아메리카생명보험(Alico)을 메트라이프에 155억달러를 받고 파는 한편 2개의 일본법인도 48억달러에 팔아 부채상환 자금을 마련할 계획으로 알려졌다.기존 주주에게는 행사 가격이 주당 45달러인 주식워런트 7500만주가 발행된다.

한편 AIG가 위기에서 완전히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최근 AIG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파산 직전에 몰려 미국 정부로부터 1,80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은지 2년 만에 구제금융 자금의 완전 상환 계획을 밝혔다.AIG는 지난달 30일 200억달러의 선순위채 상환과 정부가 보유한 우선주의 보통주 전환 등을 통해 구제금융 자금을 갚기로 미국 정부와 최종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AIG는 선순위채 200억달러를 자산매각 등을 통해 먼저 상환하고 이어 미 재무부가 보유분인 491억달러 상당의 우선주 지분을 보통주로 전환키로 했다.보통주 전환은 내년 1분기까지 마무리된다.

미 재무부는 보통주로 전환된 AIG 지분을 시장에서 매각,구제금융 자금을 회수할 계획이다.미 정부가 보유한 우선주를 모두 보통주로 전환할 경우 AIG 지분율은 92.1%에 달하게 될 전망이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