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헤지펀드들이 투자자 유치를 위해 국내로 몰려들고 있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서 자금을 모으기 힘들어지면서 유동성이 풍부한 한국 금융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모습이다.

스위스계 헤지펀드 운용사인 하코트인베스트먼트컨설팅은 5일 대우증권과 재간접 헤지펀드 상품 판매 및 투자자문 서비스를 공급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3월에는 삼성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6월에는 IBK투자증권이 각각 헤지펀드와 판매계약 또는 제휴를 체결했다. 우리투자증권도 올해 안에 헤지펀드와 제휴해 절대 수익형 및 고수익형 투자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금융위기 이후 싱가포르 홍콩 등지에서 자금 확보에 열을 올렸던 헤지펀드들이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던 한국으로 눈을 돌리기 시작한 징후로 분석된다. 연기금 등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헤지펀드 투자 비중이 낮아 상대적으로 자금을 끌어모을 여지가 크다고 판단한 것이다.

해외 유수 헤지펀드가 방한해 상품을 설명하고 판매 제휴를 제안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랑스 소시에테제네랄의 헤지펀드 자회사 닉소가 국내에서 이달 중 설명회를 갖고 내달에는 고텍스,퍼말 등 주요 헤지펀드가 참석하는 투자 콘퍼런스가 열린다.

김준홍 미래에셋증권 전략팀 차장은 "지난 8월 헤지펀드 상품 판매를 시작한 뒤 기관 3~4곳이 투자를 결정했다"며 "초저금리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기관들이 헤지펀드 투자에 관심이 높아 글로벌 헤지펀드들의 국내 자금 유치 활동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에셋증권이 현재 판매 중인 헤지펀드는 최소 가입단위가 50만달러(약 6억원)다.

헤지펀드들이 국내에서 확보한 자금 중 일부는 국내 주식 · 채권시장으로 다시 유입되고 있다. 헤지펀드정보업체 유레카헤지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활동 중인 헤지펀드의 투자 포트폴리오 내 한국 비중은 지난해 제로(0%)였으나 올 7월엔 0.6%로 높아졌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