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0 넘보는 증시…2005년 랠리와 '닮은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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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익모멘텀 약화 속 강세…PER 8.9배, 여전히 낮아
신흥국으로 글로벌 자금 이동…"2000 돌파 때와 비슷" 분석도
신흥국으로 글로벌 자금 이동…"2000 돌파 때와 비슷" 분석도
코스피지수 1900선 돌파를 눈앞에 둔 증권가에 '온고지신(溫故知新)' 바람이 불고 있다. 지수가 연일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자 현재와 상황이 비슷했던 과거 강세장에서 추가 상승 동력과 시장 주도주에 대한 힌트를 얻기 위한 보고서가 부쩍 늘어난 것이다.
전문가들이 참고하는 시점은 기업 이익 둔화 속에서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던 2005~2006년,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증시가 '유동성 랠리'를 펼친 지난해 상반기 등 다양하다. 하지만 결론은 최근 랠리가 당분간 지속되며,이익 모멘텀보다는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 모아진다.
◆'이익둔화 속 상승' 2005년과 닮은 꼴
코스피지수는 4일 2.56포인트(0.14%) 오른 1879.29로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더 높였다. 외국인이 4604억원어치를 대거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장중 1890선까지 다가갔다 10포인트가량 밀려 조정 가능성도 제기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엿보이지만 증권사들은 과거의 사례를 들어 추가 상승을 낙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감익(減益) 우려와 리레이팅'이란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2005~2006년 강세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5년과 2006년 2년간 코스피지수는 895.92에서 1434.46까지 60.11%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당시 국내 기업의 이익모멘텀이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약했다는 것이다. 2004년 말 톰슨로이터가 전망한 2005년 기업들의 이익증가율 전망치는 한국이 전년 대비 0.5%로 네덜란드 대만 등과 함께 가장 낮았다. 그러나 200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져보면 한국 증시는 브라질 러시아 다음으로 저평가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의 절대수준이 높게 유지되고 펀드 자금이 증시로 활발하게 유입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 기업의 내년 순이익 증가율은 주요국 중 홍콩 다음으로 낮지만,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PER은 8.9배로 러시아 다음으로 낮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르면 올 4분기 후반 늦어도 내년 1분기 정도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주가가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동성 랠리'는 작년 상반기와 비슷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금융위기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란 보고서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2007년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진행되면서 이들 국가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고,이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요즘 상황과 닮았다는 것이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신흥국의 성장 패러다임이 대외의존적 성장에서 내수 소비 중심의 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2007년과 중요한 차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그늘에서 벗어나 반등하기 시작한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란 분석도 나왔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랠리,그 다음 단계를 대비하는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 과정은 안도감에 따른 유동성 랠리라는 면에서 작년 초와 비슷하다"며 "당시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해 시장에 돈을 푼 것이 증시 상승 반전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작년에는 기업이익의 강력한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차이"라며 "앞으로는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업종보다는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
전문가들이 참고하는 시점은 기업 이익 둔화 속에서도 주가 상승세가 지속됐던 2005~2006년,각국의 경기 부양책으로 증시가 '유동성 랠리'를 펼친 지난해 상반기 등 다양하다. 하지만 결론은 최근 랠리가 당분간 지속되며,이익 모멘텀보다는 저평가 매력이 돋보이는 종목이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데 모아진다.
◆'이익둔화 속 상승' 2005년과 닮은 꼴
코스피지수는 4일 2.56포인트(0.14%) 오른 1879.29로 마감돼 연중 최고치를 더 높였다. 외국인이 4604억원어치를 대거 순매수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그러나 장중 1890선까지 다가갔다 10포인트가량 밀려 조정 가능성도 제기됐다. 단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엿보이지만 증권사들은 과거의 사례를 들어 추가 상승을 낙관하고 있다.
대우증권은 '감익(減益) 우려와 리레이팅'이란 보고서에서 주식시장이 2005~2006년 강세장과 비슷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2005년과 2006년 2년간 코스피지수는 895.92에서 1434.46까지 60.11% 상승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당시 국내 기업의 이익모멘텀이 주요국 증시 중 가장 약했다는 것이다. 2004년 말 톰슨로이터가 전망한 2005년 기업들의 이익증가율 전망치는 한국이 전년 대비 0.5%로 네덜란드 대만 등과 함께 가장 낮았다. 그러나 2005년 예상 주가수익비율(PER)로 따져보면 한국 증시는 브라질 러시아 다음으로 저평가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익의 절대수준이 높게 유지되고 펀드 자금이 증시로 활발하게 유입돼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다.
지금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국 기업의 내년 순이익 증가율은 주요국 중 홍콩 다음으로 낮지만,절대 규모만 놓고 보면 안정적인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내년 예상 순이익을 기준으로 한 PER은 8.9배로 러시아 다음으로 낮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이르면 올 4분기 후반 늦어도 내년 1분기 정도면 주식형펀드로 자금 유입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주가가 오름세를 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유동성 랠리'는 작년 상반기와 비슷
우리투자증권은 이날 '금융위기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란 보고서에서 현재의 경제 상황이 코스피지수가 2000선을 돌파한 2007년과 흡사하다고 진단했다. 신흥국 중심으로 경기 회복이 진행되면서 이들 국가로 글로벌 자금이 이동하고,이로 인해 신흥국 통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이 요즘 상황과 닮았다는 것이다.
박형중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신흥국의 성장 패러다임이 대외의존적 성장에서 내수 소비 중심의 성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 2007년과 중요한 차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증시가 글로벌 금융위기 그늘에서 벗어나 반등하기 시작한 작년 상반기와 비슷한 상황이란 분석도 나왔다. 오태동 토러스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유동성 랠리,그 다음 단계를 대비하는 전략'이란 보고서에서 "최근 한 달간 국내 증시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의 상승 과정은 안도감에 따른 유동성 랠리라는 면에서 작년 초와 비슷하다"며 "당시에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양적완화 정책을 단행해 시장에 돈을 푼 것이 증시 상승 반전의 결정적 계기였다"고 지적했다. 오 팀장은 그러나 "작년에는 기업이익의 강력한 턴어라운드 모멘텀이 발생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는 점이 차이"라며 "앞으로는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업종보다는 밸류에이션이 낮은 업종이 시장을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